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중국 당국의 반독점 칼날을 맞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고경영자(CEO) 방문을 통해 중국 달래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최근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이하 공상총국) 반독점 조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중궈광보왕(中國廣播網)이 최근 보도했다.
앞서 7월 말 중국 공상총국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4개 지점을 급습한 뒤 윈도우 운영체제(OS)와 미디어 플레이어 끼워팔기 등 '상품가격 고정 및 변경행위'에 대한 혐의로 MS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MS CEO의 중국 방문 결정은 장마오(張茅) 공상총국 국장이 마이크로소프트 고위인사가 중국에 없어 조사진행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한지 두 달만에 결정된 것으로 앞서 메리 스냅 법률 고문이 지난달 초 공상총국 관계자와 반독점법 협의 관련 논의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글로벌 IT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직접 중국행을 선택할 정도로 중국 달래기에 적극적인 것은 반독점법에 따른 벌금부담 때문인 분석됐다. 중국 반독점법에 따르면 관련법 위반 기업 직전연도 매출의 최대 10% 규모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부당이익 전부 몰수가 가능하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이미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12곳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총 12억4000만 위안(약 2060억원)의 벌금을 물렸으며 아우디의 경우 18억 위안(한화 약 3000억원)의 벌금폭탄을 맞을 것으로 괸측된다. MS의 경우에는 최대 한화 6100억원이라는 거액의 벌금을 내게될 수도 있다.
최근 관련 당국을 달래기 위해 중국을 직접 방문한 기업 CEO는 나델라가 처음이 아니다.
역시 반독점법 조사를 받고 있는 퀄컴의 데렉 에벌리 사장도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규제당국과 접촉한 바 있다. 그러나 해결의 물꼬를 트지 못해 오히려 조사는 불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외신들은 중국이 퀄컴에 한화 1조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울러 애플의 팀쿡 CEO 역시 중국 내 애플 때리기와 신제품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취임 후 무려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었다. 그러나 중국중앙(CC)TV 등 관영언론을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의 개인정보유출 등 문제가 지적되고 심지어 당국이 아이폰의 공직자 사용을 금지하는 등 애플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MS 나델라 CEO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로이터 통신은 "해적판이 넘쳐나 수익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방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해적판의 시장잠식으로 지난 2011년 중국의 MS 매출은 네덜란드에서의 매출규모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스티브 발머 전 MS CEO가 밝힌 바 있다.
이 외에 나델라 CEO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노키아 정리해고 문제의 해결점도 모색할 예정이다. MS는 노키아 인수합병 이후 수익성 향상을 위해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 핀란드 등이 정리해고 주요 대상으로 최근 중국 내 노동법 위반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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