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더욱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준의 테이퍼링에도 ECB의 추가 경기부양 효과가 맞물리면서 미 국채 10년물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과 5년물 수익률 연계치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이례적 현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국채 5년물은 시장이 예상하는 중앙은행의 금리 추이를 반영하고, 10년물도 이와 비슷하게 움직이나 올해 들어서는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3%에서 2.4%대로 떨어진 반면 성장 호조에도 미 국채 5년 물은 수익률이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는 연준이 오는 10월 양적완화(QE)종료와 함께 금리를 인상할 방침인 반면, ECB는 현재의 금리를 유지하며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이 이어짐에도 채권시장의 동요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는 최근 FT와의 회견에서 "올해 금융 시장의 최대 화제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했음에도 글로벌 채권 시장이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ECB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도 연준과 ECB의 통화 기조가 완연히 엇갈리는 국면이라면서 이 때문에 "달러도 강세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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