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제조업 경기 침체...ECB 추가경기부양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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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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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제조업 경기가 13개월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디플레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유럽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경기부양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유럽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50.7(확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51.8에서 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1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유로존의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PMI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 침체를, 50을 넘으면 경기 회복을 나타낸다.

아일랜드를 제외한 주요 국가별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제조업 PMI가 51.4를 기록해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2위국인 프랑스는 46.9로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또한 49.8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아일랜드의 제조업 PMI 지수는 57.3을 기록, 176개월래 최고점을 찍는 기록을 세웠다.

롭 돕슨 마르키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8월 제조업 PMI는 상승 동력을 상실한 모습을 나타냈다"며 "유로존 제조업은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뒤로하고 최근 4개월 동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기 성장에 제동을 거는 요인들이 부각된 상황"이라며 "이 여파로 신규 주문과 수출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로존 제조업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된 것은 미약한 역내 수요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EU가 가한 러시아 제재조치 여파까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경제 중 5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성장이 크게 둔화된 데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또한 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면서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ECB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유로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오는 4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어떠한 대책을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ECB가 더이상 '통상적인 구두개입'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당장 구체적인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더라도 양적완화를 통한 경제성장 대책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양적완화의 '강도'와 금리추가 인하 가능성이다. 양적완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국채가 아닌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매입하는 '프라이빗 양적완화 방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나 일본은행처럼 국채를 사들이는 '퍼블릭 양적완화'으로 관측이 나뉘고 있다. 

기준금리와 관련해서 다수 전문가들은 금리동결을 점치고 있으나, 일부는 조달 금리가 0.05%로, 예치 금리가 마이너스 0.2%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유로존 18개국 정상들은 오는 10월 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유로존의 디플레 위기 타개책 및 성장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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