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은 이들을 위해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며 애정을 쏟았다. 뮤지컬 ‘그날들’이 결성된 계기를 가져다 주었다.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던 세 사람은 공연 후 고(故) 김광석 노래를 나름의 방식으로 편곡해 불렀고 유준상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받았다. 그렇게 계약금 10만 원으로 타우린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결성 후 1년 만에 발매된 데뷔곡 ‘위시리스트(WISHLIST)’는 타우린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뮤지컬 구성이 귀를 사로잡는다.
‘위시리스트’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한다. 관객들에게 보여줘야하는 직업상 먹는 것에 얽매였던 욕구를 가사로 녹여보라는 유준상의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1년 만에 나온 이유는 준비 기간이 길었다기보다 느릿하게 작업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끼리 뭉쳐 악기를 두드리고 화음을 맞추면서 매사 즐겁게 작업했거든요. 우리의 즐거움이 대중에게 고스란히 느껴지기를 바랄 뿐이고요. 또 유준상 선배님이 하시는 게 많아서 자주 만나지 못했고요.(웃음)”
유준상과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만든 앨범이기에 ‘작업’이라는 개념보다는 ‘놀다’는 의미가 더 잘 맞는단다. 기획사에 사활을 건 프로젝트가 아니기에 자유로움은 덤으로 느낄 수 있다.
“항상 무대서 라이브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노련함이 더 돋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에는 아이돌들도 정말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가창력으로 우수하다기보다는 실수해도 티 나지 않는 노련미랄까요?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실수도 티 나지 않는 능글맞음이 타우린의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최초 뮤지컬 여성 그룹으로서 뮤지컬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직은 친숙하지 않은 장르,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타우린의 색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에요. 몇몇 분들이 우리에게 ‘너희만의 색이 있어’라고 말해주시는데 정작 우리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차차 찾아가고 만들어가면서 꾸준히 활동하고 싶어요. 단발성이 아니라 언제든지 타우린으로 다시 뭉쳐 앨범 발매를 하고 즐겁게 노래하는 ‘감성 보컬 트리오’이고 싶습니다.”
피로회복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음 작품은 어떤 음악일까. 정체성을 찾아가는 타우린의 항해는 이제 막 돛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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