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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총수 부재 600일 맞는 '위기의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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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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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정치연 기자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

최태원 회장은 '부진불생(不進不生)'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경영 화두로 SK를 재계 3위의 그룹사로 키워냈다.

하지만 최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를 누비던 SK호에 제동이 걸렸다. 오는 23일 최 회장의 수감 600일을 맞는 SK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다. 특히 그룹의 근간인 에너지와 통신 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뼈아프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5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SK텔레콤도 수년째 실적 정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1조원대의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SK호가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SK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부적인 불안감도 팽배하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최근 역성장이 거듭되는 가운데 최 회장의 부재로 사업재편이나 신규투자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인수·합병(M&A)이나 구조조정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외에서 굵직한 M&A 매물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SK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아이리버를 인수하고 SK C&C가 반도체 모듈사업에 진출했지만,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삼을 만한 대규모 투자는 전무하다.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은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했고, 호주 석유유통회사인 UP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야심 차게 추진해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이러한 SK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총수의 부재가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의 글로벌 기업이 자리 잡기까지는 수많은 인력과 자원, 그들의 열정과 시간이 투자된다. SK의 위기를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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