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수익 나쁜 랩 해지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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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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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사는 이모씨는 최근 증권사에서 연락을 받고 놀랐다. 6개월 전 해지를 신청한 금융상품이 이제야 해지됐다는 것이다. 해지된 줄 알았던 계좌에서는 반년 동안 자동이체가 진행됐다.

이씨는 연초 A증권 지점을 방문해 랩어카운트를 해지했다. 예상보다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러나 이씨는 계좌를 확인하다가 해지한 다음 달에도 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이 돈이 다음 날 그대로 재입금되기는 했으나 불안했다. 이번에는 손실 없이 넘어갔지만, 다음 달 또 이럴 것 같았다.

A씨는 증권사 본사에 항의했다. 회사는 이제서야 정상적으로 해지됐다고 답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A증권은 이씨 계좌에 속해 있는 랩어카운트만 해지하는 바람에 생긴 실수라고 설명했다. 계좌에 걸려 있던 자동이체 기록은 삭제가 안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마찬가지다. B증권 직원인 김모씨는 "계좌에는 여전히 자동이체 이력이 남아 있어 계속 돈이 빠져나간 것"이라며 "그러나 랩어카운트가 해지돼 돈을 옮기는 게 막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산에 이런 오류가 있다면 주식을 거래할 때도 사고가 날 수 있다. 당장 하루만 돈을 빼가도 이자가 줄어들어 손해를 입는다. 자동이체가 여러 건 걸려 있는 계좌도 돈이 부족해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

해당 증권사 역시 손해다. 신뢰를 잃기 때문이다. 금융사 전산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당장 전문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숨은 오류까지 찾아 안정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당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민원인에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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