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도넘은 진흙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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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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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맥주업체들의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비방전이 법정 싸움으로 번지면서 업체 간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하이트진로가 카스 맥주에 관한 악성 루머를 유포했다는 단서를 잡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과 대전 대리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최근 오비맥주는 카스 제품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는 등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글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자 지난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하이트진로의 내부 직원 등이 조직적으로 경쟁사인 오비맥주에 대한 악성루머를 퍼뜨렸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앞서 "의도적으로 오비맥주 제품에 대해 악성루머를 유포하는 세력이 있다"며 "이미 유력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면서 악성루머 유포의 진원지로 은근히 경쟁사를 암시했다.

당시 온라인 상에는 '동종업계에 있어서 잘 아는데 2014년 6∼8월 생산된 제품 마시면 안 됨', '가임기 여성은 무조건 피하라', '시설 노후화로 맥주창고 세척하는데 소독약을 제대로 못 씻어 낸 듯' 등의 내용이 확산됐다.

이후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5% 가량 내려가는 등 악성 루머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오비맥주는 영업현장에서 이번 루머를 활용해 조작한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일부 경쟁사 영업직원들이 특정 업소에 들어가서 오비맥주의 제품을 주문한 뒤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식의 발언으로 식당 주인과 주변 손님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 근거한 오비의 수사 의뢰가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발전되면서 하이트진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품질관리를 제대로 못해 문제를 일으킨 오비맥주가 문제의 본질을 잊은 채 경쟁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경찰 조사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오비맥주가 문제의 본질을 무시한 채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야기시키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지난해 가성소다 세척액이 섞인 맥주를 뒤늦게 회수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이번 이취건 역시 식약처가 카스맥주에 대해 제조 유통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 권고한만큼 불필요한 법적논란 야기보다 품질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찰조사로 인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간의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불순세력', '품질관리에 힘써라' 등 서로를 향해 일침을 놓는 등 감정싸움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비맥주도 공식 입장을 내고 "식약처에서 발표했듯이 카스는 안전하다"며 파문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비맥주는 특히 '품질 관리에 힘쓰라'는 하이트진로 측 공세를 의식한 듯 "소비자를 만족시켜 드리고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은 언제나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1순위 가치"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조공정의 품질 전반에 걸쳐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맥주업계의 비방전은 사실상 진흙탕 싸움으로 진행돼 왔다"며 "이번 카스 악취 파동으로 인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감정 싸움이 더욱 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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