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시중은행 및 금융공기업 등 37개 금융기관이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4년 만에 일일 총파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영업점은 차질없이 운영돼 당초 우려됐던 고객 피해는 없었다.
금융노조는 3일 오전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하루 총파업 투쟁집회를 개최했다. 총파업 집회는 관치금융 철폐 및 정부의 금융공기업 정상화 대책 중단을 촉구하는 자리인 만큼 시중은행보다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 노조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총파업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은 당초 예상(6만명)보다 적은 1만~2만명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3000~4000명의 노조원들이 참석했으며, 산업은행에서는 2000명 안팎의 노조원들이 하루 총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집회에서 "금융산업은 아직도 관치금융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금융노동자들은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더이상 관치금융으로 금융산업이 망가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고 금융노동자들의 고통을 방관할 수 없기에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총파업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됐으나 이날 영업점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총파업에 미리 대비한 데다 직원들이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 집회 참여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총파업에 따른 비상상황에 대비해 종합상황본부를 꾸린 국민은행은 모든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주전산기 교체과정에서 불거진 내홍과 관련해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 광교지점의 한 직원은 "총파업에 참여하는 직원이 소수에 불과해 평상시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광화문지점 직원 역시 "2명이 총파업 집회에 참석했을 뿐"이라며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초 우려와 달리 은행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은 각 은행마다 총파업으로 인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0%가 찬성한 것은 현 상황에 대한 노조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실제로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총파업에 참여할 정도로 명분이 충분치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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