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3일 항일전쟁 승리기념일 기념사에 나서지 않아 중일 관계개선 조짐이 보인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시 주석이 이날 오후 열린 좌담회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경고해 강경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알렸다.
시진핑 주석은 항일전쟁 승리기념일 기념식 이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항일전쟁 및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69주년 기념 좌담회' 에서 "중국은 일본이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왜곡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에 강하게 경고했다고 중국 관영언론 중국중앙(CC)TV가 3일 보도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전쟁 후 형성된 국제질서를 흔들림없이 수호하고 군국주의의 부활이나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 과거사 역주행과 우경화를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좌담회에서의 강경발언으로 시 주석이 기념사에 나서지 않은 것이 일본과 조성되고 있는 화해무드르 깨지않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은 근거를 잃었으며 중국의 대(對)일 강경기조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시 주석은 좌담회에서 "일본 군국주의 침략전쟁으로 중국인과 많은 아시아 국민이 비참한 재난을 겪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진실은 진실일 뿐, 아무말이나 나오는 대로 뱉고 심지어 '사슴'을 '말'이라는 식의 언행은 헛수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검은 것은 검은 것일 뿐 흰색이라고 수 없이 말해도 흰색이 될 수 없다"면서 "흑백을 전도하는 왜곡된 말은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까지 속이는 일"이라고 역사 왜곡을 선동하는 일본 지도층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 역사를 가슴 깊이 반성하는 것만이 중일관계 개선과 발전의 초석"이라면서 "중국은 중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여 일본의 태도 변화를 재차 촉구했다.
이날 오전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 7인 상무위원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인민항일전쟁 기념관 광장에서 국가적 차원의 항일전쟁 승리 69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리 총리의 사회로 항일 열사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예포발사, 지도부의 헌화와 전쟁기념관 참관 등 순서로 약 15분간 진행됐으며 중국인 희생자 3500만명을 애도하는 비둘기 3500마리를 하늘에 날리기도 했다. 기념식에서 시 주석이 일본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념사에 나서지 않아 중일관계 개선의 뜻을 비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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