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은 물티슈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방부제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신생아와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라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해당 물질을 사용한다고 거론된 업체와 소비자와의 갈등에서 물티슈 품질관리를 책임지는 정부부처, 대기업 음모론 등 물티슈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전성에 울고 웃는 물티슈 업계
논란이 가열되자 해당업체는 즉각 반박했다. 몽드드 관계자는 "현행 화장품법에 따르면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사용하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물질"며 "자사제품엔 0.025%가 들어 있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해당물질 안전성에 대한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실제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독성물질이 맞다. 하지만 함유량을 0.1% 이하로만 유지하면 해롭지 않다. 미국화장품협회(CTFA)에 등록된 정식 화장품 원료이고, 식약처·대한화장품협회·국립환경과학원 등도 인정한 원료 성분이다. 대다수 업체에서도 화장품 살균·보존제로 이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티슈는 제품 특성상 보존제가 들어가지 않으면 미생물 번식으로 단 시간 내에 썩기 때문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보존제로 사용가능한 물질만 수 십여개가 넘고,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도 그 중 하나인데 소량이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 대기업vs중소기업 논쟁?
사실 물티슈는 일회성 내구재로 가격변동에 민감하다. 다른 업종과 달리 온라인에 기반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인 제로투세븐·보령메디앙스 등을 제치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기업의 중소기업 죽이기'라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논란이 일자 일부 대기업들이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의 위험성을 자사 제품 홍보에 적극 활용하면서 소비자 안전에 대한 문제 제기 보다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마치 독성 성분으로 간주해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쏟아 붓는 것은 기존 중소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으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소비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는 물티슈도 화장품
영유아용 물티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자 식약처는 내년 7월부터 물티슈를 화장품으로 분류해 관리키로 했다.
그동안 물티슈는 공산품으로 간주돼 제조성분·함량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물티슈도 화장품과 동일한 사용원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산 부직포와 값싼 화학물질로 만든 저가형 물티슈로 안전성 논란이 끊질 않았다"며 "엄격한 가이드 라인이 생기면 안전 기준이 명확해지고, 불필요한 안전성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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