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조선소 약진… 한국 조선업계 2개월 연속 중국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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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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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클락슨 리서치, 삼성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글로벌 선박 발주 감소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을 제치고 2개월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굳히며 조선강국의 입지를 되찾았다. 특히 8월의 경우 대형 3사들이 부진했던 반면, 중견 조선소들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한국 조선업의 체면을 살렸다.

4일 조선업계와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은 총 20척, 50만9000CGT(수정환산톤수)로 4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31만4000CGT(점유율 27.4%)를 기록한 중국을 크게 앞선 수치다. 지난 7월에도 한국은 139만9300CGT(점유율 42.8%)를 수주하며 중국(122만3800CGT, 37.5%)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전 세계 발주량은 크게 줄었는데 규모는 총 57척, 114만4400CGT로 7월(109척, 326만7600CGT)에 비해 CGT 기준으로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8월의 경우 전통적인 비수기로 유럽 선주들이 길게는 2주일 이상 휴가를 떠나는 만큼 발주량이 줄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2개월 연속 글로벌 1위를 지켜낸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이 중국에 두 달 연속 앞선 것은 지난 2013년 4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특히 7월 대우조선해양의 야말프로젝트용 쇄빙LNG선 계약이 수주 1위를 뒷받침한 데 반해 8월은 대형조선소들의 빈 자리를 중견 조선소들이 채웠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업체들이 8월에 수주한 20척 중 10척(17만7574CGT)은 중견 조선소가 따 낸 물량이다. 특이한 점은 탱커(원유운반선)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8월 STX와 성동조선은 각각 4척의 MR탱커(9만7009CGT)와 2척의 LR1탱커(4만840CGT)를 계약했다. 이외에도 대선조선이 4척의 컨테이너선(3만9725CGT)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 조선소가 8월에 수주한 선박 중 60%가 탱커라는 얘기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7월에도 46만690CGT의 탱커를 수주한 바 있다.

STX가 수주한 MR탱커란 Mediom Range Tanker 약자로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5만DWT(적재중량톤, 선박이 실을 수 있는 무게)급을 말한다. 성동이 수주한 LR1(Large Range Tanker)의 경우 MR보다 한 단계 위로 7만~8만DWT의 선박을 가르킨다.

이처럼 탱커 발주가 증가하는 이유는 세계경기 회복과 더불어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증가가 이유로 꼽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며 “이에 사용될 원유 수급량 또한 늘고 있어 해당 물량들이 친환경선박 건조 경험이 많은 국내 업체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산유량 증가와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로 인한 석유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015년과 2016년에도 유조선 운임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더불어 현재 유조선 수주잔량이 줄어들고 있고, 향후 몇 년 간은 유조선 선대의 증가율도 높지 않을 것이라는 등 선박 수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탱커물량 발주로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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