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짜-신의 손' 최동훈 못지 않은 강형철 감독이 만든 '쪼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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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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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타짜-신의 손'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가 베일을 벗었다. 전작의 흥행이 크면 클수록 속편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타짜2’는 전작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타짜2’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은 ‘쪼는 맛’을 강조했다. 화투 두 장을 포개어 놓고 있다가 뒷 장이 붙었을 때의 희열을 배치, 숨통을 틔웠다가 갑자기 ‘쾅’하는 충격을 준다. 아주 리드미컬하다.

강형철 감독은 허영만 화백의 원작에서는 사망하는 고광렬(유해진)이 전작에서 죽지 않았음을 십분 활용했다. ‘타짜2’의 시작은 고광렬이 고니(조승우)의 가족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기인한다. 고광렬은 그곳에서 만난 고니의 조카인 함대길(최승현)에게 “부모님 말씀 잘 드려라”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무단횡단 하지 마라”면서 지폐를 한 장씩 줬다. 그 아이는 삼촌의 피를 이어 받아 자라면서 온갖 도박에서 승승장구한다. 대길은 자신에게 매일 돈을 잃는 ‘마이너스의 손’ 광철(김인권)의 동생 미나(신세경)를 보고 첫 눈에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노름판인 일명, ‘하우스’에서 돈을 잃고 몰매를 맞던 할아버지(박수영)를 구하기 위해 칼을 휘두르던 중 아귀(김윤석)의 조카 유령(김준호)을 찌르면서 도망을 치게 된다.

학창시절 도박을 하며 놀던 짜리(이동휘)를 찾아간 대길은 ‘의리의 아이콘’ 꼬장(이경영)의 밑으로 들어간다. 화투판을 설계하는 서실장(오정세)과 작은마담(박효주), 송마담(고수희)과 함께 도박판의 열린 지갑, 이른바 호구인 우사장(이하늬)의 돈을 벗겨 먹는 일에 가담한다.

하지만 대길은 이내 우사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가 돼 버리고, 우사장을 위하는 마음에 그를 만류하지만 오히려 돈을 수억 잃게 된다. 꼬장은 대길이 우사장과 함께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고 분노한다. 서실장은 꼬장을 부추겨 답십리 똥식이(곽도원)를 고용, 대길에게 ‘빨래질’(도박과 관련된 복수를 하는 것)을 시킨다.

똥식이와의 도박판에서 미나를 만난 대길. 대길은 똥식에게 ‘1만탄’(1만점짜리 점수가 나도록 설계가 된 화투)을 맞고 장기를 하나 떼이는 등 죽을 뻔했지만 미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도망친다. 이후 대길과 미나는 복수를 다짐하며 ‘설계’에 나선다.

강형철 감독은 연출에 있어 긴장과 해소를 적절하게 사용했다. 긴박감이 넘치는 카체이싱 장면에서는 가수 나미의 ‘빙글빙글’을 삽입했다. 차로 도망치는 대길과 미나, 그를 뒤쫓는 똥식이의 추격전에서 흘러나오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라는 가사는 강 감독의 위트가 느껴지는 명장면 중 하나다.

그리고 강 감독은 배역 하나하나에 모두 애정을 드러냈다. 주인공인 최승현과 신세경을 비롯해 곽도원, 유해진, 이하늬, 김인권, 이경영, 고수희, 오정세, 박효주, 김준호, 이동휘의 캐릭터는 살아 숨쉰다. 물론 배우들의 호연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지만, 연기력을 빛나게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능력이 엿보인다.

누구나 겪는 인생의 굴곡을 도박판에 비유한 ‘타짜2’는 3일 개봉했다.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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