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키건 브래들리, ‘잠재적 규칙 위반’에 기권으로 양심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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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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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PGA투어 BMW챔피언십…첫날 다른 골퍼의 피치마크에 박힌 볼 드롭한 가능성 제기되자 3라운드 직전에

키건 브래들리가 미국PGA투어 BMW챔피언십에서 잠재적 규칙 위반이 제기되자 스스로 기권을 택해 양심을 지켰다.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남자골프 세계랭킹 23위 키건 브래들리(28·미국)가 미국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인 BMW챔피언십 3라운드 직전에 기권했다.

그는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28위로, BMW챔피언십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내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4년연속 출전할 수 있는 판이었다.

그가 기권한 이유는 부상 때문이 아니다. ‘잠재적 규칙 위반’으로 스스로 기권을 택한 것이다.

대회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의 체리힐스CC(파70)에서 열렸다. 브래들리는 첫날 1오버파 71타를 쳤다.

사단은 첫날 18번홀(길이 477야드)에서 발생했다. 그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편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해저드 옆에 드롭한 그는 그린까지 233야드를 보고 4번아이언으로 세 번째 샷을 했다. 볼은 조금 짧아 그린앞 벙커의 턱위 경사면에 멈췄다.

가보니 볼이 지면에 박혀있었다. 골프규칙 25-2(지면에 박힌 볼)에 따라 그는 볼을 집어 닦은 후 무벌타 드롭을 했다. 그 후 칩샷을 올려 2퍼트로 마무리했다. 4온2퍼트로 더블보기.

브래들리는 1라운드 후 한 팬을 만났다. 대화도중 그 팬은 “조금전 18번홀에서 볼이 그린앞에 떨어질 때 바운스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팬의 말은 ‘브래들리의 볼이 낙하하면서 그 자체의 충격으로 곧바로 지면에 박힌 것이 아니다’는 뜻이었다.

규칙 25-2조에는 ‘스루 더 그린의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에서 볼이 자체의 힘으로 지면에 만든 자국(피치 마크)에 박힌 경우에만 구제받는다’고 돼있다. 요컨대 브래들리의 볼은 그 자신이 만든 피치마크가 아니라, 앞조의 다른 플레이어가 만든 피치 마크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구제받을 수 없다.

브래들리는 고민하다가 2라운드 직전 슬러거 화이트 미국PGA투어 경기 부위원장에게 사실을 얘기했다. 브래들리와 화이트는 18번홀로 가서 브래들리가 샷을 했던 지점을 살폈다. 화이트는 “브래들리가 규칙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해 브래들리에게 ‘면제부’를 주었다.

브래들리는 일단 2라운드를 치렀다. 스코어는 72타. 그는 2라운드합계 3오버파 143타로 68명 가운데 공동 41위였다. 3,4라운드가 남아 있으므로 이틀간 순위를 끌어올리면 4년째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하고 두 대회에서 적지않은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브래들리는 3라운드에 앞서 기권을 택했다. 그는 “당시 동반플레이어에게 드롭 상황을 확인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경기위원은 무벌타를 주었지만 내가 그 상황에서 정확히 처리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규칙 위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기권하는 것이 이 대회나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동료들에 대한 나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브래들리는 기권에 따라 페덱스컵 예상 랭킹 33위로 투어챔피언십 진출이 어렵게 됐다. 그리 되면 그의 다음 대회는 이달말 미국-유럽 남자프로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이다.

규칙 위반 의혹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상금이나 체면보다도 양심을 택하는 미국PGA 투어프로들의 자세를 본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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