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고 이후 첫 명절…'가족합동기림상' 차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난 4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인 추석인 8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학생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들로 '가족합동기림상'을 차렸다.

사고 이후 146일이 지난 이날 유가족 300여명은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제단 앞에 마련된 상 위에 두고 떠나간 아이들의 넋을 기렸다.

마련된 음식에는 잡채와 김밥부터 아이들이 좋아했던 통닭과 피자, 탄산음료 등이 놓여졌다.

일부 가족들은 아직도 아이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눈물을 멈출 줄 몰랐고, 한 유가족은 헌화를 마치고 분향소 내 스크린을 통해 방영된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다가 결국 119 구급대원에 실려나가기도 했다.

이날 유가족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지 않고 합동기림상으로 대신한 이유는 아직 찾지 못한 10명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원고 2학년 7반 고(故) 이수빈 양의 어머니는 "아직 진도에서는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도 있는데 이렇게 먼저 기림상을 차리게 돼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가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빈 양 어머니는 또 "희생자와 실종자들의 고통을 밝히기 위해 진상규명이 철처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제종길 안산시장이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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