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밍바오(明報)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사회과학원 외국문제 연구소 왕궈샹(王國鄕) 부연구원은 앞서 8일 저녁 자신의 시나 웨이보(微博)에 “루이청강이 간첩 혐의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며 “돈을 그렇게 많이 벌면서 간첩 행위까지 하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한 왕 부연구원은 “사실 이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는 사람은 몇몇 안 된다. 대부분은 인격에 문제가 있어 이용당하는 것 아닌가? 돈과 여자를 밝히면서”라고 루이청강의 인격적 결함도 꼬집었다.
왕 연구원은 “루이청강은 기밀을 누설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간첩 행위를 한 것”이라며 “루이청강의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형을 시키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반역자가 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또한 왕 연구원은 “이런 사람을 사형시키지 않으면 법치는 다 헛소리다. 그렇게 많은 돈을 벌면서 반역하다니. 죽이지 않고는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릴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루이청강의 간첩 혐의설은 지난 7월 당국에 체포될 때부터 해외 매체를 통해 거론돼왔다.
CCTV 경제뉴스 앵커를 맏고 있던 루이청강은 지난 7월 11일 저녁 생방송 직전 검찰에 체포돼 연행됐다. 갑작스럽게 검찰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루이청강의 마이크 조차 치울 여유가 없었다. 중국 언론들은 루이청강의 연행사실을 보도했지만 이유는 언급하지 않아 그 동안 체포 배경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됐다.
앞서 8월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루이청강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중국 공산당 고위층 일가의 재산 내역을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에 누설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루이청강은 지나친 자만심과 민족주의 성향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스타벅스가 중국 자금성 안에 체인점을 개점하려 하자 “이는 중국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중국인들을 자극했다. 2010년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손을 들어 “나는 중국인이다. 그렇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라고 말해 조롱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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