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반대하든 말든…전문가 점검에 시민은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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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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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전경.[사진=롯데건설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서울시가 꺼내든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프리오픈(pre-open) 카드가 시민들의 ‘눈높이’가 아닌 ‘눈요기’ 행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저층부(애비뉴엘동‧캐주얼동‧엔터테인먼트동) 임시 사용 승인 결정에 방문 시민들의 의견을 사실상 반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 사용 승인 신청과 관련해 지난 6일부터 진행 중인 프리오픈과는 별도로 유관기관 및 관계 전문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훈련과 점검을 예정대로 실시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주요 점검 사항은 △석촌호수 주변 안전상태 △교통수요관리 계획 △초고층 타워동 공사장 안전관리 △민‧관 합동 종합방재훈련이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인 프리오픈은 안전, 교통 등에 대한 시민들의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보강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안전 문제를 비전문가인 시민들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시민들의 의견을 임시 사용 승인 결정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프리오픈의 주인공인 시민들은 건물을 둘러보기만 할 뿐 문제점을 발견하더라도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구경꾼으로 전락한 셈이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체험해보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하자는 것이지 설문을 해서 좋다고 하면 하고 아니라고 하면 안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서울시에서 최종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방문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 역시 롯데 측의 의사에 따른 것일 뿐, 최종 결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진 실장은 “설문은 롯데 측에서 한 번 해보겠다고 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수량화, 정량화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확인하겠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임시 사용 승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이 같은 태도는 계량적, 정성적 평가를 감안해 의견 수렴 방식을 결정하겠다던 지난 3일 프리오픈 계획 발표 당시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다.

한편 서울시는 보강한 내용으로 프리오픈을 실시하고, 전문가들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임시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 실장은 “유관기관 및 관계 전문가를 통해 점검과 훈련을 실시한 후 드러난 문제점 있다면 롯데 측에 보완 요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임시 사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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