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합병 20% 껑충… "불황에 사실상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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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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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코스피 상장사 합병이 올해 들어 140건에 육박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경쟁력 제고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장기 불황으로 한계에 몰린 관계사를 청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부터 이날까지 회사합병 공시 건수는 총 13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외부기업 합병보다는 자회사 흡수 또는 계열사 간 합병이 많았다.

삼성그룹을 보면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최근에는 삼성중공업ㆍ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했다. 이뿐 아니라 삼성석유화학 및 삼성SDS도 실적이 나쁜 자회사를 합병하는 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삼성그룹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로 합병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위아는 오는 11월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와 합병한다. 사측은 합병 목적을 연관산업 간 효율성 제고로 밝히고 있다.

CJ그룹도 계열사 간 합병이 잦아졌다.

CJ대한통운은 4월 종속회사인 한국복합물류에 중부복합물류를 흡수합병시켰다. CJ헬로비전은 CJ헬로비전영동 및 신라방송, 횡성유선방송을 합쳤다. 오는 11월 말 CJ헬로비전은 CJ헬로비전영서·전북방송을 흡수합병한다.

주력사인 CJ제일제당도 마찬가지다. 3월 제약사업 부문인 CJ헬스케어를 분할 신설했다.

CJ그룹 측은 잇단 합병ㆍ분할에 대해 "경영 효율성 제고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끌어안는 사례도 상당수 있다. 롯데제과는 8월 자회사인 롯데브랑제리를 흡수합병했다. 제빵업체인 롯데브랑제리는 2013년 영업손실 및 순손실이 각각 28억원, 40억원에 달했다.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외부기업을 합병한 사례는 두산이 국내 연료전지업체인 퓨얼셀파워를 합병한 것뿐이다.

합병 이후 주가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이날 223만4000원으로 합병이 이뤄진 5월 초 174만6000원에 비해 약 28% 상승했다. CJ대한통운도 16만3000원으로 합병 무렵인 4월 초(11만3500원)보다 44% 가까이 뛰었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회사분할을 공시한 건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51건으로 1년 사이 약 28% 늘었다.

기업분할을 하는 목적으로는 주로 '사업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들었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간 합병 목적은 주로 캐시카우 발굴이나 재무구조 개선"이라며 "이중투자를 비롯한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합병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합병 이후 주가가 반드시 오름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실적 또는 재무가 가시적으로 개선될 경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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