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실적 악화에 신용등급↓·회사채 상환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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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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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9.1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로 건설업계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실적부진을 겪는 업체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기업평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BBB 이상의 투자적격 등급인 국내 21개 건설업체의 올 2분기 영업실적은 지난 1분기보다 악화됐다.

이들 업체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3.1% 늘었지만, 같은 기간 세전영업이익(EBIT) 규모는 56.0%나 감소했다. 세전순이익도 2905억원에서 4311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EBIT/매출액)은 1.1%로 전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영업적자를 낸 업체가 3개사에서 7개사로 늘었고 세전순손실을 낸 업체도 9개사에 이르렀다.

2분기 매출원가율은 94.5%로 전분기(92.6%)보다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원가율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요 손실 사업장의 여파가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평은 올해 건설업체의 매출원가율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별로 추가 손실 발생 여부에 따라 원가율의 방향성이 차별화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한기평은 "주택경기의 회복 기미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가 직면한 사업 환경은 여전히 비우호적이고, 매출원가율 개선이나 판관비·금융비용의 절감도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본 올해 건설업체의 수익성 회복 전망도 밝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는 회사채 만기에 따른 차환 발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건설 등 양호한 실적을 보유한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업황과 맞물려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회사채 만기 도래일을 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동부건설은 최근 동부발전당진 매각에 실패해 오는 29일 만기인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42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분기 연속 영업적자 등 취약한 수익성을 이유로 지난 3일 회사채 등급이 B+로 하향조정됐다.

두산건설은 지난 2일 마감한 전환사채(CB) 일반공모의 청약률이 실권수수료 2.4%를 적용한 조건에도 40%에 그쳤다. 앞서 국내 주택사업 부문의 비중이 높아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0로 하락한 바 있다. 다음달 도래하는 350억원의 만기 회사채를 비롯해 매년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고 있어 유동성 해결에 관심이 쏠린다.

이렇듯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이 회사채 발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관련해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경기가 차츰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건설·조선업종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점이 우세하다"며 "여전히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이 많은 점 등에 비추어 선뜻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기관 투자자들의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이 최근 회사채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 자체는 긍정적이며,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향후 건설업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 정책 등으로 건설·부동산 업황이 좋아지면서 회사채 시장 참가자들의 인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인식이 부정적이었던 롯데건설이 투자자 모집에서 성공을 거둔 것도 일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부터 건설사들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이는 대손상각비를 많이 계상한 탓도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건설사들이 노력 중인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의 비중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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