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서 이달은 쉬어가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10일 "경제회복세를 확실하게 뒷받침할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금리를 조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한 달만에 금리를 조정할 정도로 대내외 상황이 급변하지도 않았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부동산 완화 등 확장적 경제정책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되레 부채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은이 전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8월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은 4조6000억 원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세는 모기지론양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대로 늘었던 2012년 12월 4조6100억 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2.25%로 유지키로 한 것이다.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추가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린다.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8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가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2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BSI 지수 하락에 따라 8월 산업생산이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연말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소비자물가 성장률이 약세를 보이고, 주택시장 활성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된다는 전제를 달았다.
박종훈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둔화가 맞물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생기면 11월 한은에 추가 금리인하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한은은 향후 몇 개월간 경제지표를 기다린 뒤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3.00%로, 10월 2.75%로 각각 0.25%포인트 내리고서 동결을 유지했다. 그러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 지난해 5월 현 2.50%로 한 차례 더 인하한 뒤 지난달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맞춰 15개월 만에 2.25%로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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