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다 핀 꽃이 지면서 대한민국은 함께 울었다. 두 사람이 생전에 남겼던 말들은 다시금 회자됐고, 고은비의 꿈이었던 음원차트 1위도 해냈다.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다했던 친구라는 걸 알았기에 두 사람의 빈소와 발인식은 밤새 긴 조문 행렬이 끊기지 않았다. 사람들은 고은비와 권리세를 영원히 기억하고자 했다.
그런데 꿈만 같았던 시간이 불과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그룹 빅뱅 승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새벽 3시 30분쯤 서울 강변북로 일산 방향 동부이촌동 신동아 아파트 앞에서 승리가 몰던 포르쉐 승용차가 옆 차선의 벤츠 승용차와 충돌한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는데, 이 사고로 승리와 벤츠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다행히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레이디스코드가 당한 대형 사고 직후라 네티즌은 또 한 번 철렁했다.
레이디스코드와 승리의 교통사고가 집중 조명을 받는 이유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아이돌 스타의 현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디스코드와 승리 모두 사고 당일 공식 스케줄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한다.
레이디스코드와 승리의 교통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아이돌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빡빡한 스케줄 탓에 연예인보다 더 피곤한 매니저, 혹은 스케줄 후 귀가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회사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아이돌은 컴백을 하면 2~3달 가량 굉장히 바쁘다. 또 활동이 끝나더라도 각종 행사 스케줄이 많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한 시가 급하다. 회사와 매니저, 멤버들이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의를 기해야 한다"며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을 모두 해당 매니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한 처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는 아이돌 멤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소속사 차원에서 관리가 안되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라면 회사에서도 방도가 없다. 1차원적인 문제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는 거다. 아이돌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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