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도 반대한 박영선의 승부수, ‘이상돈 카드’의 함의는…“제3 세력화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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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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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우윤근 정책위의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찾아 논의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세월호 특별법 덫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박영선식 자기정치’, 즉 야권 내 제3세력화 구축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 번이나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을 주도하면서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힌 박 위원장이 보수 인사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현 난국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대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구 민주당 시절 김한길 체제와 안철수 신당의 결합체인 통합신당이 제1 세력화, 세월호 특별법 과정에서 나타난 장외 투쟁이 제2 세력화였다면 이상돈 비대위원장 체제는 제3의 세력화의 신호탄이라는 얘기다.

특히 박 위원장이 이 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투톱 공동비대위원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제4대 국가인권위원장과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내 새정치비전위원장 등을 역임한 안 위원장을 내세워 제1세력화를 아우르는 한편 이상돈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꾀한 셈이다.

◆박영선식 자기 정치의 신호탄…축배냐 독배냐 중대 기로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대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비대위원장의) 외부인사 영입은 혁신과 확장이란 두 개 축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 진보와 개혁적 보수 공동위원장 체제가 좋겠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세월호 정국의 매듭도 풀지 못한 현 시점에서 “이것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이란 생각”이라며 수권정당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정기회가 시작되면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자리에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당 안팎에서 제기된 ‘박영선 공동 비대위원장설’을 공식 부인, 당내 강경파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사진=YTN방송화면캡처]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박영선호(號)의 길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앞서 통합신당을 출범시키면서 중도 실험을, 세월호 정국에선 야권의 선명성 실험을 각각 한 상태”라며 “하지만 이것이 모두 무너진 상황으로, 제3의 세력화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문제는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의 이 교수에 대한 당내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당내 최대 아킬레스건인 계파 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그룹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도 ‘이상돈 카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관철하지 못한 박 위원장이 세 번째 위험한 승부수를 띄우면서 논란을 자초, 또다시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셈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돈 교수의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독단을 지적한 뒤 “이렇게 상처난 상황에서 공동 비대위 체제는 코미디 중의 코미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상돈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적인 자세를 가졌지만 우리와는 정체성이나 정통성이나 또 우리 당내 당원들의 자존심에 좀 허락하지 않는 그런 분위기”라고 가세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이상돈 카드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우리 당은 새누리당과 아무런 차별성이 없는 정당이오‘라고 전 국민 앞에 공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원과 당의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힐난했다.

486그룹인 우상호 의원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교수를 단독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면 상당히 내부가 혼란스러워질 것 같다”며 “그것이 단독 비대위원장으로 이상돈 교수여야 하느냐는 점에서는 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르면 오는 14일께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하며 비대위 인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 강경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비대위 출범에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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