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나 불확실성이 큰 대형프로젝트 추진에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J그룹은 지난 24일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J는 2009년부터 인천 서해의 섬인 굴업도에 골프장과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었다. 총 예상 투자비는 약 3500억원으로 연간 20만명의 관광객, 5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CJ 측은 "골프장을 포기하는 대신 환경친화적인 대안시설을 도입해 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핵심 수익시설인 골프장 건설이 무산됨에 따라 사실상 관광단지 개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CJ는 지난 6월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도 포기했다. 2009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50만㎡ 부지에 그룹의 영화·방송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형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만들겠다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협약을 해지하고 철수했다.
올해 착공 예정이던 경기 광주시 대규모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이들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노동집약적인 내수산업으로 해당 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 한 각 지자체의 발전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이같은 CJ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포기는 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개발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치기 쉬워 갈등을 조정하고 난관을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중요하지만, 이 회장의 재판 때문에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부재의 상황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CJ의 보수적 행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CJ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캐시플로우 위주의 긴축경영을 펼치면서 해외 물류기업, 사료기업 인수 등 글로벌 인수합병(M&A) 협상도 모두 중단했다.
이재현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지난 12일 저녁 그룹 본사에서 이채욱 CJ 부회장 주재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조직 정상화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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