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한인사회 한마당 큰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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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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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고향 가족의 전화를 받고서야 '아 추석이었구나'라고 알아챌 정도로 이곳 미동부지역 한인사회는 조용히 명절을 보냈다.

떡집은 그래도 찾는 손님이 있어 추석 분위기가 났다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오랫동안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많은 한인들은 돈 쓸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잔뜩 웅크렸던게 사실이다.

아는 가족끼리 모여 간단하게 저녁식사 하는 것도 어찌 보면 큰 부담이 될 수 있을거라 여기고 전화거는 것조차 망설여질 정도였다.

이렇게 가다간 내년 설날 때 아이들에게 제대로 세뱃돈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미국에 추석은 없지만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있다. 올해 11월 27일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인데 이날은 한국의 추석 같은 날이다.

미국인들도 이날만큼은 멀리 떠난 가족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정을 나눈다. 1년 365일 중 다른 날은 몰라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때 온가족이 모여 앉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자 이들의 생활이다.

하지만 주변의 미국인들을 보면 즐거워야 할 추수감사절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멀리 있는 자식 비행기값도 보태고 맛있것도 먹이고, 용돈도 좀 줘야 할텐데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치가 않다는 것이다.

한번 무너진 미국의 경제가 이민자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우울한 명절을 안기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우울한 이때 힘이 되는 소식이 들린다. 한인단체들이 한인 이민자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행사는 '코러스축제'라 불리는 한미축제로 올해로 벌써 12번째 맞는 행사다. 오는 19일부터 3일간 열린다.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가 한인들과 타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화합을 다지고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하는 이 행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멋진 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힘든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사회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류의 열풍에 힘입어 관람석의 상당수는 미국인이나 다른 민족 인민자들로 채워져 은근 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지역 한인회가 마련하는 축제도 있다. 메릴랜드 한인회는 올해로 벌써 37번째 한인축제를 해오고 있다. 오는 20일 하룻동안 열린다.

규모는 코러스축제보다 조금 작지만 그 내용만은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한국음식 먹거리 부스에 한국무용과 태권도 시범 등은 마치 한국의 어느 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터를 연상시킨다.

비록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추석은 다소 우울하게 보냈지만 한마당 큰잔치를 통해 다시 힘내보자는 의미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것이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도 한인사회에 힘을 보태는 행사가 열렸다.

버지니아 한인회가 마련한 제11회 취업박람회가 그것이다.

올해는 각종 업체과 정부기관 27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구직 상담 뿐만 아니라 한인들의 건강을 위해 독감과 간염 예방 접종, 그리고 혈당 검사 등 다양한 건강관련 프로그램도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행사에 참가한 미국 정부기관 관계자들은 이렇게 한나라 한민족이 취업박람회를 여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한인사회의 단결력과 결속력을 크게 칭찬했다.

누가 뭐라해도 한민족의 단결력은 언제 어디서나 잘 알려진 바이다.

특히 위기가 닥칠량이면 그 힘은 배가 된다. 헤쳐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제 한인사회도 그동안 겪었던 경제적 수렁, 정신적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미국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건 하나로 똘똘 뭉쳐 이 난관을 슬기롭게 그리고 힘차게 박차고 뛰어 올라 이겨나가야 한다.

한마당 큰잔치에서 크게 노래부르고 덩실덩실 춤추며 모든 시름을 날려 보내고 달려 나갈 수 있는 힘을 모아야겠다.

미국 사회에서 다시금 한인사회의 힘을 보여주고 이민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멋진 한민족의 모습을 한사람 한사람이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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