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보유토지, 여의도의 62배…5년간 16조원 급증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우리나라 10대 재벌그룹이 소유한 토지가 여의도의 6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재벌닷컴이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10대 재벌그룹 상장 계열사가 보유한 토지 면적은 지난해 말 기준 1억8120만㎡으로 여의도 면적(약 290만㎡)의 62배 수준이었다.

이들 토지가액(장부가 기준)은 지난 2008년 45조6590억원에서 지난해 말 61조9890억원으로 35.8%, 16조3300억원 급증했다.

이처럼 토지가액이 증가한 것은 보유 토지 면적이 늘어난 데다, 지난 정부 초기 상당수 대기업이 자산 재평가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5년간 토지 면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그룹으로, 16개사의 보유 토지 면적은 2008년 3910만㎡에서 지난해 말 4450만㎡로 540만㎡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등이 서울레이크사이드를 인수하면서 416만㎡의 토지가 새로 편입됐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몇 년 새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보유 토지가액도 11조7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8180억원 늘었다.

삼성그룹의 뒤를 이은 기업은 11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 보유 토지 면적은 지난해 말 4140만㎡로 2008년 3880만㎡보다 260만㎡가 늘어났다. 보유 토지가 늘어난 데다 자산 재평가를 하면서 토지가액은 8조4620억원에서 12조6180억원으로 4조1560억원 급증했다. 토지가액 상승규모는 1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롯데그룹(8개사)은 토지 면적이 지난 2008년 910만㎡에서 지난해 말 1010만㎡로 5년 새 100만㎡ 증가했다. 유통사업 특성상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도심 등 고가 지역에 위치하면서 토지가액은 8조7750억원에서 10조7770억원으로 2조20억원 올랐다.

LG그룹(11개사)도 보유 토지 면적이 지난해 말 1370만㎡로 5년 새 100만㎡ 늘었으며, 토지가액은 1조4690억원 증가한 4조9980억원으로 집계됐다.

SK그룹(16개사)과 한화그룹(6개사)의 토지 면적은 60만㎡씩 늘어나 각각 2150만㎡와 1020만㎡를 기록했고, 토지가액은 각각 8조7920억원과 3조3050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3개사)의 토지 면적은 5년 전보다 30만㎡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토지가액은 자산재평가로 1조6170억원 상승한 3조337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7개사)의 토지 면적은 5년간 40만㎡ 늘었고 토지가액은 5360억원이 증가했다. 현재는 각각 1260만㎡, 1조6660억원이다. 

한진그룹(6개사)과 GS그룹(8개사)은 토지 면적이 각각 820만㎡와 650만㎡였고 토지가액은 4520억원과 2조450억원이었다. 5년간 토지는 20만㎡와 10만㎡씩 늘었고, 토지가액은 4520억원과 2900억원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