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환변동보험 대상 수출계약금,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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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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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변동보험 이용한다"는 중소·중견기업, 전체 14% 불과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올해 들어 8월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대상 수출계약금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변동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엔저(엔화 가치 약세) 심화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대상 수출계약금은 총 68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4825억원)의 47%에 불과하다.

6830억원은 보험금의 대상이 되는 금액으로,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수출 계약금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에 해당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계약금의 100% 조건으로 가입하면 환변동보험 금액은 10억원, 50%의 조건으로 가입하면 5억원이 된다.

올들어 월별로는 1월 1012억원, 2월 562억원, 3월 861억원, 4월 696억원, 5월 303억원, 6월 1002억원, 7월 1558억원, 8월 836억원이다.

올해 1∼8월 환변동에 따라 무보가 기업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246억원, 기업들로부터 받은 환수금은 37억원이다.

올해 1∼8월 환변동보험 금액은 작년 1∼3월(7682억원)에도 못 미친다.

작년 환변동보험 이용이 많았던 것은 작년 상반기의 원·달러 환율 변동 범위가 달러당 1050원∼1160원에 이를 만큼 환율 등락 폭이 컸기 때문이다.

작년 전체 환변동보험 금액 1조6973억원 중 83%(1조4124억원)가 상반기에 집중됐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환율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환변동보험 이용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엔저가 속도조절을 한 점도 기업들이 환변동보험을 덜 이용하게 만든 요인이다. 엔·달러 환율은 작년 5월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이후 수시로 100엔선을 위·아래로 넘나들었다.

환변동보험은 수출입 거래금액을 특정 환율에 고정시켜 기업이 미래 환율 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대상 통화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 위안화다.

이 보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일반형의 경우 수출 기업은 환율 하락시 손실을 보상받고, 환율 상승시 이익금을 무보에 납부해야 한다.

올해의 저조한 환변동보험 실적이 우려스러운 것은 한동한 속도조절을 하던 엔저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엔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0원대를 나타냈다. 모두 약 6년 만의 기록적인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149원(작년 8월9일)에서 964원(지난 12일)으로 급락했다.

무보 관계자는 "기업들은 작년 상반기 이후 더 이상 환율 하락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환변동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환변동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도 많지만, 환변동보험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무보가 최근 수출 중소·중견기업 35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대비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앞으로의 환율을 예상하기 어렵고, 위험 대비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환변동보험을 이용한다고 답한 중소·중견기업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 이처럼 낮은 환변동보험 가입 실적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환변동보험 지원 방안도 기업이 위험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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