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KB금융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22%(2150원) 하락한 3만9000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시총은 4일 장중 16조7700억원으로 이달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날 15조700억원까지 줄었다. 불과 4거래일 만에 1조7000억원이 날아갔다.
이 회사 주가는 4일만 해도 한때 4만3000원을 넘어섰다. 2013년 10월 기록한 52주 최고가(4만4250원)와 격차를 1000원 남짓으로 좁힌 것이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KB금융 경영진 내분 사태는 최근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건호 행장이 사퇴하고, 금융위원회가 임영록 회장에게 직무정지(3개월) 징계를 내린 직후다.
그러나 임영록 회장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임영록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임영록 회장ㆍ이건호 행장 후임을 뽑기까지는 최소 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경영공백이 있을 때마다 주가가 하락했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투자손실을 냈다는 이유로 2009년 9월 직무정지를 받고 중도 퇴진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투자손실 및 허위보고 탓에 이듬해 문책경고를 받고 물러났다.
우리투자증권은 황 전 회장 사퇴부터 2010년 7월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취임하기까지 약 9개월간 KB금융 주가가 14% 넘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은행업종지수가 약 7% 하락한 데 비해 2배 넘게 내린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KB금융 목표주가를 4만8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영업구조가 수도권 부동산 경기에 민감하고 기반도 강해 규제 완화 수혜가 예상됐었다"며 "그러나 경영공백 우려로 장점이 상당 부분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도 마찬가지다. KB금융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약 5% 내린 4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전산기 교체 비용 발생, 경영진 리스크가 이유다.
반면 일각에서는 KB금융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IG손해보험 인수 건이 걸려 있지만, 당국 승인만 남은 상태"라며 "중요한 사안은 이사회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경영진 리스크는 상징적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하겠으나, 주가 급락세는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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