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공식적으로 "개인의 문제는 LIG손보 인수건과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임영록 회장과 금융감독원의 갈등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당초 이달 말이나 10월 중순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 늦어도 11월 초 KB손해보험을 출범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LIG손보 본사에 인수협의체를 설치, 추후 통합 절차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다.
여기에 금감원이 임 회장을 비롯한 KB관계자 4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KB금융 이사회 마저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권고하면서 이번 사태가 LIG손보 인수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LIG손보에 대한 계열사 편입심사는 금융위원회가 최종 결정하지만 이에 앞서 대주주인 KB금융와 LIG손보의 경영건전성, 경영상태, 인수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계획의 타당성, 경영평가 결과 등의 주요 심사업무는 금감원이 수행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 회장 징계건은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LIG손보 인수와는 별개"라면서도, "다만 경영 공백은 LIG손보의 계열사 편입 승인심사에 심대한 하자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KB금융과의 통합 관련사항을 준비하고 있던 LIG손보 측도 진행과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담담하게 지켜볼 뿐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KB금융은 LIG손보 인수에 차질이 없길 바라고 있는 눈치다. KB금융 관계자는 "승인권자는 당국이기 때문에 당국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지만 우리는 LIG손보 인수에 아무 차질이 없도록 계획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순조롭게 인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 건을 임 회장의 압박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영 공백이 어떻게 채워지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소송 제기 등으로 금융당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심화되면 LIG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진통이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