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브릭스(중국ㆍ인도ㆍ러시아ㆍ브라질) 펀드에서 환매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지역별 또는 섹터별로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러시아나 브라질은 정치ㆍ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보유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 12일까지 2조5884억원이 유출됐다. 최근 3개월간 1조5215억원, 1개월 사이에도 4359억원이 빠져나갔다. 월간 기준으로 2009년 7월 이후 5년 2개월째 펀드런이 이어지고 있다.
브릭스펀드를 보면 연초 이후 6092억원, 3개월 동안에는 2748억원이 순유출됐다. 최근 1개월 사이에도 700억원 이상 이탈했다.
브라질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 2분기 -0.6%를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브라질 성장 전망치를 0.6%에서 0.3%로 낮췄다. 내년 성장 전망치도 0.6%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했다. 피치도 브라질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 시장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안하다. 미국 및 유럽이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러시아 경제는 0%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루블화 가치는 연초 대비 10% 이상 떨어졌다. 러시아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434억원이 빠져나갔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쪽에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브라질은 10월 대선 이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본토 펀드도 연초 이후 지난 1조4601억원이 유출됐다. 3개월 및 1개월 사이에도 각각 6854억원, 1609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중국 증시는 오는 10월부터 실시되는 후강퉁(중국ㆍ홍콩 주식시장 교차매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분기 이후 약 14% 상승했다. 앞으로 전망도 낙관적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이 40%로 미국(140%)보다 크게 낮다. 여전히 가격적인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도 펀드런이 이어지는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손실로 장기간 묶여 있던 자금이 많아서다. 증시 회복을 되레 환매 기회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오온수 연구원은 "중국 증시 지수대는 현재 환매 대기 구간에 걸쳐 있다"며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나마 인도펀드는 괜찮은 편이다. 인도펀드도 자금이 유출되고 있으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가 넘었다. 6개월 수익률은 24%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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