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ZF 프리드리히스하펜 AG가 미국 TRW오토모티브 홀딩스를 인수하며 세계 2위 자동차 부품회사로의 도약을 알렸다.
15일(현지시간) ZF 이사회는 TRW 주주들에게 주당 105.60달러씩을 지급해 총 117억달러에 TRW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처음으로 인수설이 제기됐을 당시 언론을 통해 언급됐던 당초 TRW 주가와 비교해 16%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액수다.
ZF는 트랜스미션과 스티어링 시스템 등에 특화된 업체이고 TRW는 에어백, 브레이크, 부식방지 센서 등 안전부품에 강점을 가진 업체로서 양사의 결합은 전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TRW와 ZF는 각각 독일 폭스바겐과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등 대표적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어 업계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전망이다.
규모면에서도 이번 인수조치로 탄생한 합병사의 인원은 13만8000명에 이르고 연 매출은 41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매출 기준에서는 일본 덴소를 제치고 로베르트 보쉬에 이은 세계 2위의 자동차부품업체 자리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ZF 매출은 업계 9위, TRW는 11위를 기록했다.
ZF는 내년 상반기까지 TRW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두 회사는 인수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ZF는 TRW 인수에 따른 반독점법 위반을 의식해 스티어링-시스템 합작사업 지분 50%를 보쉬에 넘기기로 했다.
스테판 소머 ZF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로 양사의 소비자들은 한 지붕 아래서 고유한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쟁을 위해서도 이처럼 덩치 크고 강력한 공급업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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