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연애의 발견', 꼴찌라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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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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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에릭 정유미 성준[사진제공=KBS]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지난 2일과 3일 KBS2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연출 김성윤)은 6.6%(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이하 동일)와 7.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일 동시간대 방송된 MBC '야경꾼일지'(극본 유동윤·연출 이주환)가 8.6%, SBS '유혹'(극본 한지훈·연출 박영수)이 10.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정유미-에릭-성준, 그리고 '로맨스가 필요해' 사단의 의기투합에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낮은 시청률보다 더 우울한 건 반등의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이미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한류 스타 정일우, 그리고 화려한 CG의 향연에 눈과 귀를 빼앗긴 시청자는 앞으로도 계속 '야경꾼일지'를 볼 것이고, 권상우와 최지우의 불륜에 몰입된 시청자는 마지막까지 '유혹'에 충성했다. '유혹' 후속으로 방송되는 '비밀의 문' 역시 한석규와 이제훈, 장현성, 김민종 등 톱스타가 대거 포진하고 있어 시청자의 마음을 뺏어오기가 여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꼴찌라도 괜찮다.

닐슨코리아와 CJ E&M이 공동 개발한 콘텐츠 파워 지수(CPI·Content Power Index)에 따르면 '연애의 발견'은 9월 첫째주 MBC '일밤-진짜 사나이'와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시청률에서 월화극 1위를 차지했던 '유혹'은 20위, '야경꾼일지'는 10위를 기록했다. 뉴스 구독 순위와 직접 검색 순위, 버즈 순위를 합산한 결과를 수치로 환산한 CPI 순위에서 높다는 건 젊은 이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상대적으로 텔레비전보다 휴대폰, SNS와 더 친숙한 젊은 이들이 '연애의 발견'을 무한 검색하고 있다는 것. 

남녀간의 사랑과 우정, 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그려낸 '연애의 발견'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시청자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입양아라는 비밀을 갖고 있는 남자 남하진(성준),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지만 갑자기 나타난 전 남자친구 때문에 현재 사랑이 위태로운 여자 한여름(정유미), 그리고 이별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전 여자친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남자 강태하(에릭)의 얽히고설킨 러브라인과 좋아했던 남자에게서 상처 받고 마음을 닫아버린 윤솔(김슬기)에게 찾아온 두 남자 도준호(윤현민)와 윤정목(이승준)의 이야기는 연애와 이별, 진짜 사랑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화끈거릴 정도로 솔직하고 진솔한 등장인물의 대화는 여느 오글주의보 발령 드라마와 다르다. 느끼한 눈빛을 발사하고 버터를 잔뜩 바른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는 타 '로맨스 드라마'와는 '다름'을 지향한다. 한여름, 강태하, 남하진, 도준호, 윤솔이 토해내는 대사는 뜨끔할 정도로 적나라하다. 또 인터뷰 형식을 빌어 표현하는 속마음을 듣고 있노라면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지 못 했던 내 과오가 떠올라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연애의 발견'의 매력은 바로 이 솔직함에 있다.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에 대한 모순를 숨기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다.

꼴찌라도 괜찮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 시청률이 작품의 흥망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2030 세대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연애의 발견'. 러블리한 청춘남녀가 쏘아 올린 큐피트의 화살이 어느 심장을 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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