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가는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를 예상보다 2배 이상 비싼 10조5500억원에 샀다는 소식에 최대 9% 넘게 하락했다.
현대차 보통주와 우선주 시총은 이날 각각 4조4056억원, 4000억원씩 총 4조8056억원 감소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시총도 각각 2조원씩 줄었다. 한전 부지 입찰에 뛰어든 3개사 시총이 하루에만 8조8000억원 증발한 것이다.
현대차 3인방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약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주가를 받쳐 온 외국인ㆍ기관이 나란히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현대차 측 낙찰액은 감정가 3조3346억원 대비 3배를 상회한다. 예상 낙찰액 또한 4조 플러스(+) 알파(α) 수준으로 절반도 안 됐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낙찰액이 예상보다 훨씬 커 한동안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3개사가 보유한 순현금을 감안하면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빚을 내서 사는 게 아닌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가진 순현금은 6월 말 기준 각각 17조4000억원, 3조8000억원, 2조7000억원씩 약 24조원에 이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운용사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는 말도 있다"며 "그만큼 현금 동원력이 막강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동 땅을 현대차에 판 한전 주가는 이날 6% 가까이 상승하며 4만6400원을 기록했다. 재무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낙찰에 실패한 삼성전자 주가는 1% 남짓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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