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18일 공개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을 보면 경제상황 악화로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는 균형재정을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재부가 예측한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33조6000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1%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상 2015년 관리재정수지인 17조원 적자(GDP 대비 -1.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정부가 전망한 국가채무는 내년 570조1000억원, 2016년 615조5000억원, 2017년 659조4000억원, 2018년 691조6000억원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527조원)보다 43조1000억원이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올해 35.1%, 내년 35.7%, 2016년 36.4%, 2017년 36.7%, 2018년 36.3%로 내다봤다.
정권 출범 초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20%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정부는 이번에 공식적으로 "30%대 중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목표를 낮춰잡았다.
기재부는 "경기순환상 회복 국면에 진입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복속도가 갈수록 더뎌지고 회복세도 공고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세계적으로 낮은 축에 속한다. 201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GDP 대비 평균 채무비율은 107.1%에 달한다.
정부는 내년에는 확장적 재정 기조에 따라 올해보다 재정수지가 악화되지만 2016년 이후에는 적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2018년 관리재정수지를 GDP의 -1.0%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총수입은 382조7000억원으로 3.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의 6.2%보다 2.6% 포인트나 낮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전반적으로 내수 부진으로 세수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며 "증권거래세와 법인세가 덜 걷히는 등 각종 세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총수입은 2016년 404조6000억원, 2017년 428조1000억원, 2018년 450조8000억원을 기록해 연평균 증가율이 5.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까지 국세수입은 연평균 5.9%, 기금수입은 4.7% 늘어나는 반면 세외수입은 연평균 0.3%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조세부담률은 내년 17.5%에서 점진적으로 상향곡선을 그리도록 해 2018년에는 17.9%에 이르도록 설정했다.
재정지출 계획은 2015년 376조원, 2016년 393조6000억원, 2017년 408조4000억원, 2018년 424조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4.5%다.
예산지출은 연평균 3.9%, 기금지출은 5.9% 늘도록 설정했다.
복지분야의 법정지출이 늘면서 의무지출이 2014∼2018년 연평균 7.1% 늘어나는 데 비해 재량지출 증가폭은 2.0%에 그칠 전망이다.
의무지출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노인인구, 연금수급자 증가로 올해 47%에서 2018년 51.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방 차관은 "경제를 살려내는 데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늘어나지만 중기계획상으로는 적자를 줄여서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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