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영화 '친구'(2001)에서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는, 귀에 '콕' 박히는 대사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광규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동안 꾸준히 작품에 임해왔지만 예능을 통해 친숙해진 이미지는 시청자와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광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혼자남'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홈쇼핑을 너무 좋아한다"며 TV 앞에서 흔들리는 눈빛으로 결제를 하는가 하면 혼자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47세 생일선물로 충분했다. 서울에 돌아가면 그리울 것"이라고 말하는 등 혼자만의 생활에도 만족과 웃음이 넘쳐났다. 씨스타 소유의 집을 찾아 "영광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으며 수줍은 남자의 모습도 보였다.
초창기 '무지개 회원'은 '나 혼자 산다'를 떠났지만 김광규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독거 노총각'의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애정도 남다르다. 소속사 코엔스타즈 관계자는 18일 "김광규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신감을 얻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용기를 얻은 김광규는 MC 도전에까지 나섰다. 지난 8일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MBC '헬로 이방인'의 정규 편성이 확정, 다음달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애 첫 단독 MC로 출연하지만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장답게 외국인 출연자와의 감정 격차를 줄이고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호평을 얻었다.
관계자는 "김광규가 평소 예능과 프로그램 진행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친숙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능에만 치우치지 않고 본업에도 열심이다.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자상하고 애교가 많은 족발집 주방장의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시트콤으로 발을 넓혔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시트콤 '하숙24번지'에서 김광규는 하숙집 주인으로 웃음을 잡아낼 계획이다. 과거에는 카사노바로 여러 여자를 울리고 다녔던 그는 극이 진행되며 자식 찾기에 나서는 등 핵심 인물로 활약한다. 이종석 주연의 SBS 드라마 '피노키오'(가제) 방송도 11월 방송될 예정이다.
김광규는 지난 1월 트로트 앨범 '열려라 참깨'를 발매하며 트로트 가수로 깜짝 변신했다. 뛰어난 가창력과 댄스 실력으로 공식적인 가수 데뷔까지 마쳤다. 조금은 늦게 찾아온 전성기에도 그는 순간순간을 즐기며 생기 넘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오랜 기간 무명생활을 이겨낸 김광규가 만능 엔터테이너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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