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이라크산 원유 수입 줄였지만…"기름값 영향 없어"

  • 두바이유 가격 하락세 지속, 공급 차질 미비

이라크 시추 현장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가 이라크 내전에 따라 지난달 이라크산 원유 수입을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주요 국가별 원유 수입 자료에 따르면 7월 이라크산 원유 도입량은 536만9000 배럴로 전년 동기(899만3000 배럴)보다 40.3% 급감했다. 전달의 623만8000 배럴과 비교해도 13.9% 줄어든 수치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가 약 436만7000 배럴, 현대오일뱅크가 약 100만3000 배럴을 도입했으며, SK에너지는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이라크산 도입을 중단하고 있다.

이라크산 원유 도입 감소분은 카타르산과 사우디아라비아산 등으로 분산됐다. 7월 카타르산 도입량은 1035만9000 배럴로 전년 동기의 660만 배럴보다 57.0%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카타르의 대한국 원유 수출량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UAE·이라크에 이어 4위에 그쳤으나, 1년 만에 3위로 올라섰다. 사우디아라비아산은 2515만1000 배럴로 지난해보다 10.1% 증가했다.

이처럼 이라크 내전의 영향으로 이라크산 원유 도입량이 크게 줄었지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오히려 안정화된 모습이다. 가장 큰 원인은 최근 국내 도입 원유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두바이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두바이유는 지난 16일 기준 배럴당 94.94달러로 올해 최저가를 갱신했다. 이로써 올해 최저가는 이미 지난해 최저가인 배럴당 96.71달러보다 낮아졌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공사는 "달러화 강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하락했다"며 "미국이 셰일오일 등 비전통오일 부문에서 원유 생산을 확대하면서 재고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달 일 평균 8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1986년 이후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아울러 리비아 중앙정부가 반군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원유 선적을 재개한 점도 중동산 원유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리비아의 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7월 말 45만 배럴에서 9월 초 70만 배럴로 회복세를 보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한국의 이라크산 원유 수입이 급감하면서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이라크산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며 "이라크 사태에도 원유 도입처 다변화로 직접적인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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