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쌀 시장개방 불가피…높은 관세율 꼭 지켜 농민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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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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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쌀은 국민의 기본식량이자 농가소득원으로 가장 중요한 작물입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에 대응해 농가 보호와 국내 쌀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쌀 수입 최소화, 쌀산업 체질개선 등으로 쌀시장 개방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쌀 관세화(시장 개방)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동필 장관은 "국민 주식인 쌀의 중요성 때문에 개방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관세화 유예 재연장시 의무수입물량(MMA) 증가로 인한 쌀산업 위축 방지를 위해서는 관세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필 장관은 "'쌀 수입 최소화'가 목표가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정부‧농업계‧전문가 모두 같은 입장임을 확인했다"며 "농업계‧전문가의 의견수렴, 관계부처 검토, 국회 차원의 논의 결과 등을 종합해 추가적인 의무수입을 막기위해 내년부터 쌀을 관세화하기로 힘들게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정부가 발표한 '쌀 관세율 및 쌀산업 발전대책'에 대해 이동필 장관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의 쌀산업은 지속적인 생산기반 정비, 기계화와 유통구조 개선으로 생산성과 품질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소비 감소, 관세화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해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과 사업들을 보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하기로 한 '쌀 관세율 513%'에 대해 이동필 장관은 "WTO 농업협정 기준에 따라 쌀 수입 최소화를 위해 결정한 수치"라며 "쌀 수입 시 513%의 관세율을 부과하면 중국산 쌀의 국내 유통가격은 52만2000원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국내산 쌀값이 80㎏당 17만5000원임을 고려하면 쌀 수입 증가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WTO 검증과정이 결고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해 우리 쌀 산업을 보호하고 국익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15일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쌀 산업 발전방안 간담회 참여를 위해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한그루영농조합법인을 방문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관세화 배경과 '쌀 관세화율 및 쌀산업 발전대책'은?
"관세화는 2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160개 회원국의 모든 농산물에 적용되는 의무사항이다.

관세화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필리핀은 2017년 6월까지 쌀 관세화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받는 조건으로 △의무수입물량(MMA)을 기존 35만t에서 80만5000t으로 2.3배 증량 △모든 희망국가에 국별 쿼터 제공(3개국 13만8000t→7개국 75만5000t) △관세율 감축(40%→35%)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는 매년 국내 쌀 소비량의 9% 수준인 40만9000t을 의무수입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 쌀 소비가 줄면서 쌀은 남아돈다. 지난해 쌀 재고량만 80만3000t에 육박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7.2㎏으로 1970년 136.4㎏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추세로 쌀 소비가 감소하면 2020년에는 55∼56㎏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쌀 농가 보호와 식량안보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쌀산업의 지속적인 육성대책과 전 국민적 쌀 소비 촉진 등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농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한 '쌀 관세화율 및 쌀산업 발전대책'을 마련했다.
관세화 이후 농업인의 불안을 완화하고 우리 쌀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지속적인 쌀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했다.

대책에는 국내산 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ㆍ유통의 규모화ㆍ조직화를 통한 비용절감과 품질제고 대책 및 특수미·가공식품 개발 등 쌀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

또 대농·소농 간 공동경영을 하는 들녘경영체(200ha)를 핵심 주체로 올해 158곳에서 600곳으로 확대 육성하는 등 규모화·전문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품종과 재배방법을 통일, 농기계와 노동력 등을 공동이용하고, 남는 자원으로 쌀 이외 깻잎농사 등 노동집약적 작물 재배나 축산업과 6차산업으로 새로운 소득원도 창출할 계획이다.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고정직불금 인상, 목표가격 설정 연금지원 강화나 공동홈 및 작은 목욕탕 등 영세고령농에 대한 배려 농정도 확대한다. 쌀 값이 목표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시가 차액의 85%까지 정부가 보상하는 변동직불금을 지불한다.

답리작 재배를 촉진하기 위해 생산기반 정비와 임대차를 허용하고, 직불금 지원 확대 등으로 보리·밀·사료작물 등의 생산을 늘림으로써 식량자급률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쌀 전업농 규모화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농기계 구입자금(3%→2.5%) 및 경영회생자금(3%→1%) 등 8개 농업정책자금의 금리를 인하해 경영비 부담도 완화하기로 했다. 고부가가치 쌀 생산을 위해 특수미 종자 보급을 지난해 30%에서 2022년 75%로 두 배 이상 늘리고 고급주류·햇반과 같은 가공제품 신규개발, 식의학 소재 등 쌀 신소재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달 초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은?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는 전체 농가 중 절반 이상의 영세 고령농에 대한 배려를 전제로 농업 및 농촌의 미래 산업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농업·농촌의 미래 산업화 실현을 위해 △들녁경영체, 기계화, ICT융복합 등 농업의 규모화와 전문화 △농식품 가공 및 유통, 수출산업을 융복합한 6차산업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비농업분야 기술과 인력 및 자본의 유입 촉진의 관점에서 이를 저해하는 규제를 정비했다.

이가운데 6차산업화는 농업생산과 가공 및 유통, 관광 서비스를 융복합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외소득원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1995년무렵 일본 동경대학의 이마무라교수가 제창한 아시아의 영세소농의 발전모델을 바탕으로 1996년무렵 내가 연구원시절에 한국으로 도입한 개념이다.

6차산업이라는 용어가 너무 일본식이라고 지적기도 하지만, 그 근원은 우리나라의 1967년 농어촌소득원개발사업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이후 농가부업단지, 특산단지, 새마을공장, 농산물가공사업, 향토산업, 신활력사업 등으로 발전하다가 지난해부터 6차산업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새로운 투자를 늘리기 보다 기존 농촌지역 2, 3차산업체가 당면한 기술 및 경영능력 부족, 자본과 시장규모 협소 등등 애로사항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관련사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현재까지 박근혜 정부 농정에 대한 평가와 향후 농정 운영방향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공감농정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창조·신뢰·소통에 기초한 5년간의 농정 로드맵을 담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마련했다. '돈버는 농업'의 정책 프레임 속에서 제기된 농민들의 불신과 정책 피로감을 해소하고 농정 신뢰를 회복하고자 '소통과 배려 농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의 기조 하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방제, 농산물 수급안정대책 등을 추진하면서 쌀 목표가격 설정과 쌀 관세화 등 어려운 과제를 큰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특히 농가 유형별 맞춤형 정책을 통해 농가소득이 19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3452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정책 신뢰도는 정책고객의 8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촌 삶의 질 만족도는 여가·환경 등 대부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귀농·귀촌 가구 수도 2012년 2만7008호에서 지난해 3만2424호로 20% 증가했다.

앞으로 작지만 농업인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경영체DB를 기초로 한 스마트 농정,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재정투융자 성과 모니터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다발적인 FTA에 대비한 보완책은?
" "FTA에 대한 농업계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뜻을 모아 미리 준비한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 않는가.

정부는 농가 피해가 관세 철폐의 예외가 가능한 초민감품목에 민감 농산물을 최대한 많이 포함하고, FTA 이행으로 인해 우리 농업인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확실히 보전하면서 개방 확대에 대응한 경쟁력 향상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호주·캐나다·뉴질랜드 3개국과의 FTA는 축산분야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국내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주피해분야인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 재배업 일부 품목의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내년부터 10년간 총 2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한·중 FTA도 협상 결과가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감안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내실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수입 증가에 대비한 소득·경영 안정장치 확충, 안전한 농식품 관리방안 마련, 주산지 중심 고품질 농산물의 안정 공급방안 등을 강구 중이다. 대중 수출 유망품목 발굴·육성, 비관세 장벽 등 수출 장애요인 제거 등을 통해 한·중 FTA를 거대 수출시장 개척의 계기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농가소득 안정장치도 만들었다.
직불제 확충과 농업재해보험 개선 및 수입보장보험도입 등을 통해 농가소득이 보다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 쌀 고정직불금을 ha당 90만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는 100만원까지 조기 인상할 예정이다. ​'2년 이상 경작면적 1만㎡ 이상 또는 2년 이상 농산물 판매액 900만원 이상'에서 '1년 이상 경작면적 1000㎡ 이상 또는 1년 이상 농산물 판매액 120만원 이상'으로 쌀직불금 신규농 조건도 완화했다.

[이동필 장관 프로필]
△경북 의성(57) △대건고·영남대 축산경영학과 △서울대 대학원 농업경제학 석사 △미국 미주리대 농업경제학 박사 △국무총리실 농정심의위원회 실무위원 △유엔 아태지역 경제사회이사회 CGPRT센터 기술자문위원 △농식품부 규제심사위원장 △재정부 농식품분야 중기재정작업반장 △농촌희망찾기 현장포럼 대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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