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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동심 파괴하는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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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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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몇 동, 몇 호에 사는지에 따라 아이들이 끼리끼리 놀아요. 극성인 부모들이 문제죠."

대치동 등 강남권으로 현장 취재를 갈 때 중개업소 관계자나 지역 주민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서로 어디 사는지 묻는 과정에서 몇 평짜리 아파트인지, 시세는 얼마인지 등에 따라 무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주로 부모들 사이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를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A에 사는 B랑 친하게 지내라'는 교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차별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집을 보러 온 수요자에게 "이 아파트는 나와 있는 매물 중에 C동을 구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위치도 위치지만 평수가 크고, 요새 아이들이 영악해서 어울려 노는 동이 있거든요"라고 말을 하는 중개업자를 봤다.

한 동네, 한 학교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아이들 간에 집의 크기와 값에 따라 일종의 계급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 

이 같은 문제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오랜 고민이기도 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임대아파트에 입주하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차별이 있을까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지만 아파트 유형별로 반을 나누는 어린이집, 자가 아닌 전세라는 점을 비꼬는 어른들의 말 등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 일은 여전하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5000만원에 이르는 아파트가 공급을 앞두고 있는 등 최근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추세다. 정부 대책 영향에 힘입어 매매·전세가격 모두 동반 상승하고 있다.

뽐내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의 동심마저 파괴하는 이같은 세태는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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