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중국 등에 이어 '피케티 신드롬'이 우리나라에도 불고 있다.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의 '21세기 자본' 책 때문이다.
'돈이 돈을 번다'는 책의 내용처럼 이 책의 국내 출간도 피케티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방대한 분량의 경제학 서적은 출판사들에게 부담이었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외 에이전시가 국내 출판업계를 상대로 '21세기 자본'의 국내 출간을 섭외해올 때만 하더라도 방대한 분량의 프랑스 경제학 서적 출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선뜻 이에 응하는 출판사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출판사들이 우물쭈물할때 도서출판 글항아리 김성민 대표가 나섰다. 선인세 형식으로 4000유로, 약 550만원 상당에 계약하는 결단을 내렸다. 미국에서 출간된 번역서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른바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만약 지금 계약한다면 1억원 상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그렇듯 이 책은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출간됐을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올 상반기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의외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경제 전문서적으로서는 드물게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향후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학 저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호평을 한 덕에 '자본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와 역사를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면밀히 분석하고 대담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피케티 교수는 "스스로 자본주의 자체를 비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으며,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질서를 이루기 위한 적절한 제도와 정책들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해결책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돈넣고 돈먹기', '머니 게임' 세상에서 이 책은 자본주의를 지켜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난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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