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회복에 건설 M&A 탄력받나?...쌍용·극동·동양·남광·LIG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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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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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최근 정부 규제 완화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자 건설사 매각 작업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채권단 등 매각 주체들이 지금을 건설사 매각 적기로 여겨 쌍용건설을 비롯해 한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중소 건설사들까지 인수합병(M&A)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거나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인 건설사는 5곳에 이른다.

건설사 M&A의 대어로 꼽히는 쌍용건설은 다음 달 초 공식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자 물색에 나선다.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12월30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올해 7월 말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로 M&A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매각주간사로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외형은 축소됐지만 부채규모를 대폭 줄였고 국내·외 현장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수자가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음 달 매각 공고를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2월께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고급건축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건설사나 투자회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극동건설도 매물로 나온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달 중 매각주간사 선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공능력평가 34위의 극동건설은 법정관리 중이던 2003년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됐다가 2007년 웅진홀딩스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건설경기 침체와 웅진그룹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2년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극동건설의 매각 대금은 약 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두 차례나 매각에 실패했던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7월 재매각 공고를 내고 현재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진행한 입찰에서 4곳의 업체와 개인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건설사 2곳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가 본계약을 앞두고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재 차순위자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종 인수 여부는 이번주 중 결정될 전망이다. 매각 대금은 2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으로 알려진 동양건설산업은 법정관리 이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지난해 49위에서 올해 63위로 떨어졌다.

시공능력평가 50위의 남광토건은 지난 6월 매각이 유찰되면서 지난 18일 재매각 공고를 냈다. 삼일회계법인이 매각주간사로 오는 30일까지 LOI 접수를 받고, 다음 달 27일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남광토건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건설사 중 유일하게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법정관리 중인 LIG건설도 세번째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두 차례 유찰된 LIG건설은 다음 달 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이번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법원의 파산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인수자 물색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건설사 M&A에 힘을 싣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와 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건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법원이나 채권단들이 흐름을 놓칠세라 건설사 매각에 나서는 것 같다"며 "M&A가 법정관리 기업의 사실상 유일한 활로인 가운데 실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나 투자회사들도 늘어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벽산·성원건설 등 M&A 실패로 파산 절차를 밟은 선례에 비춰 매각 여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중동 자본이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던 벽산건설과 아파트 브랜드 '상떼빌'로 알려진 성원건설 등은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결국 파산을 결정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아도 본계약까지 끌고 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다수의 기업이 한꺼번에 매각을 추진 중인 만큼 각 회사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공공공사 등을 통해 사업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 건설사 가운데 법정관리 기업은 9개사(쌍용건설·STX건설·남광토건·동아건설산업·동양건설산업·한일건설·티이씨건설·LIG건설·남양건설), 워크아웃은 7개사(금호산업·경남기업·동문건설·고려개발·삼호·진흥기업·신동아건설)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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