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KDB생명…잇따른 매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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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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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처리결손금으로 대손준비금 적립도 못해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KDB생명이 최근 진행된 두 번째 매각에도 실패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KDB생명은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매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고 있어, 조재홍 사장(사진)의 리더십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의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예비입찰에 참가한 국내 사모펀드에 본입찰 참가자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통보했다.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매각도 실패로 끝난 셈이다.

앞서 KDB생명은 지난 7월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DGB금융지주와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매각가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유찰됐다. 이후 재매각에 나섰지만 적절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한 채 매각이 불발됐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통합산업은행 출범 이전에 KDB생명을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수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KDB생명 매각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KDB대우증권과 묶어 패키지 매각방식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KDB생명 매각에 인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은 매물 가치 대비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유상증자를 포함, 총 8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시장에서는 보다 낮은 가격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가 대비 저조한 실적도 문제다. 올해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보면 KDB생명은 6월 말 기준으로 이익잉여금 1188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손익거래에 의해서 발생하거나 이익의 사내유보에서 발생하는 잉여금을 뜻한다.

KDB생명은 이같은 미처리 결손금 등으로 인해 적립해야 할 대손준비금 102억원을 적립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이익잉여금 발생시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경영상태는 결국 조재홍 사장에게도 화살을 향하게 했다. 조재홍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영업력 강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저조한 영업력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KDB생명의 총 매출액은 1조5944억원으로 전년보다 466억원 감소했고, 보험료 수익도 같은 기간 460억원 줄어든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07억원 감소한 212억원을 기록했다.

KDB생명의 낮은 지급여력비율(RBC)도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KDB생명의 지난해 말 RBC 비율은 171.5%로, 그동안 당국 권고 기준인 200%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DB생명이 사실상 M&A 시장에서 크게 매력있는 매물로 꼽히지는 않는다"며 "초기에 다이렉트 채널을 강화해 온라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 역시 보험료가 높지 않아 회사 재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재홍 사장은 지난 2012년 2월 KDB생명 사장으로 취임했다. 1978년 삼성생에 입사한 뒤 인사팀장, 부산지역단장, 신채널BU장, 고객지원실장 등을 역임했고 에스티서비스, 동부생명, 유플랜보험계리컨설팅에서 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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