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수장 중 최소 절반이 연내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대 은행 모두 행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차기 은행장에 누가 낙점될 것인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건호 전 행장의 자진사퇴로 현재 행장직이 공석인 국민은행 뿐 아니라 하나은행 역시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에 성공할 경우 연내 행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 전 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국민은행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높다. 차기 행장 선임에 앞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은 누군지, 회장이 행장을 겸임할 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KB지주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했으며, 김영진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추위는 김 이사를 포함한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다음 달 말 최종 후보를 정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 선출 후 행장을 뽑는 작업도 진행되므로, 차기 국민은행장의 윤곽은 11월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은행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의 성낙조 위원장은 차기 회장 및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출신 금융권 인사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내부출신 인사 선임의 필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행장은 지난달 28일 공식석상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백의종군'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스스로 행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김 행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올 상반기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자진사퇴를 거부해왔다. 그는 두 은행의 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행장을 연임하게 됐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행장이 교체된다면 통합 작업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판단 하에 사퇴를 미뤄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경우 오는 12월 30일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이 행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여부이다.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로 임기를 1년 6개월로 제한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역시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서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지만 적어도 연말쯤 연임 여부, 또는 차기 행장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에서 불미스런 사건·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없도록 차기 행장들이 선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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