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슬로우 비디오’ 차태현표 코미디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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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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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슬로우 비디오'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차태현이 지난 2012년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2년만에 ‘슬로우 비디오’(감독 김영탁·제작 영화사기쁜우리젊은날,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로 돌아왔다. ‘헬로우 고스트’ ‘과속스탠들’ ‘복면달호’를 잇는 차태현표 코미디라 더 반갑다.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을 볼 수 있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보유한 남자 여장부(차태현)이 순간 포착 능력을 인정 받아 CC(폐쇄회로)TV 관제센터에서 일하며 세상과 소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상과 단절됐던 장부는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 수미(남상미)를 CCTV로 지켜보며 조금씩 다가간다.
 

[사진=영화 '슬로우 비디오' 스틸컷]

[사진=영화 '슬로우 비디오' 스틸컷]

CCTV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박사 출신 병수(오달수)는 장부의 폐쇄된 성격을 못마땅해 하지만 특유의 붙임성으로 장부를 대한다. 장부의 주치의 석의사(고창석)는 진심으로 장부를 걱정한다.

CCTV 관제센터의 노처녀 심(진경)과 밤마다 혼자 야구를 하는 외로운 마을버스 운전 기사 상만(김강현)과 마을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소년 백구(정윤석)도 장부의 최측근을 자처한다.

수미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빚더미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었다. 매일 2개의 아르바이트를 뛰면서도 연극배우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장부는 그런 수미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기 시작한다.
 

[사진=영화 '슬로우 비디오' 스틸컷]

‘슬로우 비디오’는 코미디에 따뜻함이 버무려진 영화다. 차태현은 폐쇄적인 장부를 위해 평소 보였던 생기발랄한 모습들 대신 억누르는 연기를 펼쳤다. 그렇다고 ‘내가 알고 있던 차태현이 아닌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함 속에서 차태현 특유의 웃음 코드가 물씬 묻어있어 관객들의 배꼽을 자극한다.

오달수의 자연스러운 코믹연기는 명불허전. 웃기려고 웃기는 게 아니라 본래 배우 오달수의 모습인양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있다.

SBS ‘결혼의 여신’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인생관 때문에 남편, 시댁과 갈등을 겪는 연기를 펼친 남상미는 오랜만에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활기차고 밝은 봉수미는 웃는 낯이 예쁜 남상미의 장점을 그대로 살렸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했는데, 남상미는 정말로 ‘슬로우 비디오’를 즐긴 모양이다.

고창석은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없어서는 안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진경 역시 제 자리에서 제 몫을 수행했다.

김강현의 경우 ‘끝까지 간다’와 ‘제보자’에 이어 ‘슬로우 비디오’까지 출연하며 명실상부 2014년 ‘가장 개성 넘치는 뉴 페이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아역 정윤석의 연기는 잔망스레 보여도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내달 2일 12세 관람가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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