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거나 지정을 예고한 횟수는 총 137건으로 전년(138건)에 비해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만 보면 53건으로 1년 만에 9건이 늘었다. 이 가운데 지정 예고를 받았다가 미지정된 건수를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불성실공시법인 딱지를 받은 곳은 총 26곳이다. 전년 동기 대비 7곳 증가했다.
여기에는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재벌 상장사도 대성합동지주와 한솔그룹 한솔제지, 한진그룹 한국공항, 동부그룹 동부제철, KT그룹 KT를 합해 5곳이 포함됐다.
동부제철도 마찬가지다. 자회사인 동부특수강 주식 2000만주 전량을 1100억원에 처분한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솔제지는 2013년 1월 자사주 2000주를 1400만원에 처분했으나, 이를 올해 6월에서야 공시해 과징금 400만원이 부과됐다.
한국공항은 범죄 혐의가 발생했으나 뒤늦게 밝혀 눈총을 받았다. 4월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생했지만, 이를 2개월 후인 6월에야 공시했다. 한국공항 전 자금담당 직원이 계열사 주식 759억6000억원어치를 무단 인출했던 사건으로, 이는 자기자본대비 31.17%에 달하는 규모다. 이 회사 주가는 이런 소식이 전해진 후 3거래일 만에 1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KT는 2012년 현금배당 규모를 주당 2000원으로 공시했으나, 올해 1월 주당 800원으로 변경했다. 배당금액이 애초보다 20% 이상 변경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상대적으로 준법감시가 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재벌 상장사도 줄줄이 불성실공시법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신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불성실공시가 대개 중소형 상장사에서 업무 미숙으로 발생했다"며
"우량 기업마저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증시 전반적으로 투자자 신뢰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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