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삼성중공업이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해 오던 LNG-FSRU의 재기화기(Re-gasification vaporizer)를 국내 기자재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국내 기자재업체인 세원셀론텍과 공동으로 LNG-FSRU 재기화기를 개발해 왔다. 삼성중공업이 시스템 기술개발과 설계를 맡고, 기자재업체가 시제품 제작과 향후 제품 공급을 담당하는 식이다.
LNG-FSRU는 해상에서 LNG를 천연가스로 기화해 육상의 수요처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특수 선박이다. LNG-FSRU에 장착하는 재기화기는 LNG를 천연가스로 변환시켜주는 핵심장치로 지금까지는 수입에 의존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5월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다. 지난 7월에는 LNG-FSRU 분야 주요 선주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시제품 성능 테스트도 마쳤다.
이번에 공동 개발에 성공한 재기화기는 기존 수입산 장비보다 제작비가 20~30% 저렴하다. 또 기존 장비에서 발생하던 소음 문제도 해결했으며, 디자인과 장비의 크기도 개선했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장비 운송과 납기일 준수, 품질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삼성중공업은 주요 선주사 앞에서 시제품의 성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수주하는 LNG-FSRU에 국산 장비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기자재업체는 향후 재기화기 납품을 통한 매출 증대와 글로벌 해운선사로의 납품실적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어, 이번 국산화 기술개발은 조선사와 기자재업체간 상생협력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기술은 육상 화공플랜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과 합병할 예정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에틸렌 플랜트, 공기 분리시설, LNG터미널과 같이 저온 기화기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플랜트 공사를 다수 수행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재기화기는 부지 제약이나 환경 문제 등으로 기존 기화기 사용이 제한되는 특수한 조건의 육상플랜트, LNG-FSRU와 공정 조건이 유사한 저온 기화기 등에 적용할 수 있어,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재기화기 자체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장비 공급이 가능해 졌으며,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수입 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기자재 발굴과 공동 기술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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