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관행적 종합검사 50% 이상 줄인다…검사·제재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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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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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현행보다 50% 이상 축소되고 직원에 대한 제재 대부분은 해당 금융사가 처리하게 된다.

금감원이 금융사에 요구하는 자료도 대폭 축소되며 금융사가 제출하는 보고서에 대한 필요성도 전면 재검토 된다.

금감원은 검사·제재업무를 비롯한 근무방식을 이같은 방식으로 개선한다고 23일 밝혔다.

권인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낙후돼 있고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대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금감원부터 앞장서 혁신하고 금융사에 대한 자료요구나 질의답변 등의 일하는 방식을 전면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금감원은 관행적 검사를 축소하고 시스템에 의한 사전예방적 감독 및 검사를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종합검사 주기가 대형 금융사 및 취약회사를 중심으로 현행 약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검사방식 역시 업무 전반에 대해 실시하지 않고 취약부분을 진단·개선하는 경영실태평가 형식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종합검사를 당초 계획(26회)보다 대폭 줄여 19회로 축소 운영하고 내년에도 20회 안팎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테마별로 실시하는 부문검사는 금융소비자 피해유발행위와 내부통제기준의 착근 실태 확인에 집중된다. 특히 IT부문의 경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기동점검반을 운영하고 금융사 자체점검도 강화된다.

또 금감원은 중대 위법행위나 취약부문에 검사 역량을 집중해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위규사항을 유형화하고 '내부감사 협의제도'를 통해 금융사 자체 시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감독방식 역시 기존 '사후적발' 위주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 개편된다.

금감원은 '사전예방 금융감독시스템'을 통해 위험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소비자경보, 특별검사, 제도개선 등으로 대응체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사의 경영상 취약점을 제시해 자체 개선토록 유도하는 컨설팅 방식의 검사도 활성화된다.

중소기업 부실 여신에 대해서는 책임규명 검사를 지양하고 여신관리시스템 및 운영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책임규명은 금융사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금감원은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중대·거액 부실여신을 중심으로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여신관리시스템 검사 범위는 대형은행의 경우 정상 1000억원, 요주의 300억원, 고정이하여신 50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기업여신의 경우 금액기준 25% 정도를 추출해 검사해왔으나 10% 수준으로 대폭 축소키로 했다.

금감원 제재방식의 경우 금융사 직원에 대한 직접제재를 90% 이상 금융사에 조치의뢰키로 했다. 조치의뢰 활성화는 내부통제시스템이 갖춰진 은행, 보험사 등 대형 금융사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미등기 임원 등 집행간부는 조치의뢰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신면책제도도 활성화해 금감원 검사국장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면책여부를 사전 심사하고 5년 이상 경과한 사안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사소한 업무처리 지연이나 절차 미준수, 금융사 내부기준 위반 등 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제재 대신 현지조치가 실시된다.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도 사전통보하기 전 '검사결과 조치안 사전협의회'에서 적정성을 사전 협의키로 했다.

법률적 쟁점사안의 경우 제재심의위원이 제재 대상자와 검사부서를 상대로 질의하는 대심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권 부원장보는 이와 관련해 "제재심의위원회가 지연되는 이유 중 위원과 진술인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제재심 회의 전 진술인들의 의견과 이에 대한 검사국의 의견을 제재심의위원들에게 전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금감원은 금융사에 대한 자료요구 관행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수시 요구자료 총량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부서별 자료요구 수준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동결하고 향후 3년간 10%씩 감축키로 했다. 다수 금융사에 자료를 요구할 경우 부원장보 또는 부원장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자료 활용도를 평가해 금융사에 활용결과를 전달하게 된다.

검사요구자료 역시 사전징구를 원칙으로 검사현장에서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추가자료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축소되며 금융사가 제출하는 300여건의 보고서에 대한 필요성 여부를 전면 재검토해 불필요한 보고서는 폐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법 개정없이 바로 시행 가능한 개선과제는 즉시 시행하고 자료요구 절차 개선 등은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의 이번 개편안에는 KB사태로 불거진 제재심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은 제외됐다.

권 부원장보는 "KB사태와 관련해 제재심에서 처리가 지연되는 등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됐다"며 "문제점에 대한 여러 의견을 수렴해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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