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석유재벌'로 알려진 미국 록펠러 가문이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에서 철수한 뒤 '기후변화 대응'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펠러 가문의 이 같은 발언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정상회담 개막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록펠러 형제 재단 스티븐 하인즈 회장은 "(록펠러 재단은) 이미 석탄이나 오일샌드 같은 산업에는 투자를 전혀 않고 있고 대체 에너지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은 (창업주인) 존 D 록펠러도 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록펠러 형제 재단 이사이자 록펠러 가문의 상속자의 일원인 스티븐 록펠러는 "도덕적 차원과 경제적 차원 양쪽을 보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데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8억60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자선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록펠러 형제 재단은 지난 1980년대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그간 기후변화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록펠러 가문을 비롯해 최근 미국에서 자선재단과 종교단체, 연기금, 지방 정부 등 180개 투자자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 산업 관련 자산을 매각하거나 청정 연료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호주의 건강보험기금 헤스타는 석탄 산업 투자 철회 방침을 밝혔고, 덴마크 국민연금은 기금의 7%를 차지한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를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특히, 미국 대학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석탄 산업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며 예일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소홀한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하버드대는 학생과 외부 단체의 압력에도 에너지 기업 투자를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한편, 23일 열리는 기후변화정상회담은 오는 2020년 이후 지구촌 차원의 탄소 배출 규제 등 신(新) 기후체제 협상 종료 시한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전세계 정부와 기업들의 공감대와 합의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세계 120개국이 넘는 정부 수반급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아울러 에너지나 석유화학 굴지 그룹은 물론 맥도날드, 월마트 등 기후 변화 대책과 직·간접적 관련을 갖는 전세계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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