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권리금 보호] 임차인 피해 빈번 “상가주인에게 내쫓겨 권리금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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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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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인 직접 권리금 받는 등 권리 침해, 계약서도 없어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법 테두리 밖에 있는 상가 권리금을 둘러싸고 임차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법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기에 임차인들은 부당한 대우나 피해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관습적으로 보편화된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도 권리금의 법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부처는 연구용역과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거쳐 권리금 보호 법제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 당시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상가권리금 보호방안의 후속조치다.

상가권리금은 건물의 시설·입지·고객 등 유무형의 이익과 관련해 주고받는 금전적 대가로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서울 점포(146㎡) 권리금은 2009년 1억598만원에서 지난해 1억2753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권리금에 대한 법적 규율이 미비해 임차인의 권리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임대인의 개입으로 권리금을 침해당해도 임차인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19년째 중국집을 운영한 A씨는 건물주가 월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크게 올려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임대인은 몇 달 뒤 새로운 임차인에게 종전 수준의 임대료와 권리금 2억원을 받고 가게를 내줬다.

상가 5년 임대차 계약을 맺고 국밥집을 창업한 B씨는 4년차에 주력 메뉴를 칼국수로 바꾸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 가게가 흑자로 돌아섰다.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려 했지만 임대인은 이를 거절해 장사를 접게 됐다. 이후 임대인은 스스로 그곳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C씨는 아무것도 없는 점포에서 영업을 시작해 2년 후 수익을 냈지만 건물주가 바뀌면서 퇴거통보를 받았다. 그는 “건물에 불이 꺼져 있었다면, 인테리어가 예쁘지 않았다면,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면 이 건물을 샀겠느냐, 내 일터로 생각하고 피땀 흘린 세월이 아까워 떠날 수 없다”고 호소했다.

D씨는 병원이 많이 입주한 상가의 약국을 고액의 권리금을 주고 입주했지만 바로 해당 상가 병원은 600m 떨어진 상가로 이전했다. 전 임차인이 병원 이전계획을 숨기고 고액 권리금을 챙긴 것이다.

고액의 권리금을 지급하고 학생 200여명 규모의 학원을 인수한 E씨는 전 임차인이 인근에 새로 학원을 개설하면서 일부 강사들도 옮겨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 관계부처는 권리금 보호를 위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고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개발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상가권리금 보호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권리금 거래 표준계약서 및 권리금 산정기준을 마련한다. 권리금 거래 현황을 살피고 권리금 보험도 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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