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유럽의 양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 경기가 휘청이면서 유로존 전체의 민간경기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가 발표한 유로존의 9월 복합 구매자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52.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5를 밑도는 것은 물론 올해 들어 최저치다.
복합 PMI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전반적인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로존의 9월 제조업 PMI는 50.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서비스 PMI는 52.8로 지난달 기록한 53.1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50.5를 밑돌았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성장엔진인 독일 경제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같은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9월 독일의 제조업 PMI는 50.3으로 이는 시장예상치(51.2)는 물론 전달의 51.4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프랑스 제조업 PMI 또한 48.8로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시장에서는 유로존 경기둔화가 장기적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잿빛'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토니 제임스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 TV 대담에서 유럽의 저조한 성장이 3~5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대표는 “현재 유럽은 몇 년 전 미국을 힘들게 했던 것과 유사한 도전을 겪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취약한 은행 시스템과 유로 환율의 구제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오래가고 또 천천히 해결될 것"이라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 기조로만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ECB는 대대적 금리 인하와 함께 자산담보부증권(ABS)과 커버드 본드 매입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ECB가 야침차게 단행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제에 눈에 띄는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자 ECB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부양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한 전면적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분기별 유럽의회 증언을 통해 “저인플레이션 상황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속될 경우, ECB 권한 내에서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들을 추가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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