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박현준·이소현 기자 = “‘인더스트리 4.0’은 대대적인 혁명이자 패러다임의 변화이지만, 현재 가진 것만으로 미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베 쿠바흐 독일 SAP 부회장(드레스덴 공대 명예교수)는 24일 아주경제 GGGF 포럼 ‘인더스트리4.0’의 패널 토론에서 “이미 보유한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접근하느냐가 중요한 (산업)현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패러다임의 혁명이지만 기존 산업과 단절된 것이 아니라 IT기술 등을 기존 산업에 접목해서 새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토론은 유장희 BBB Korea 회장(전 동반성장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쿠바흐 부회장과 함께 고형권 기획재정부 경제정책조정국장,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이 참여했다.
쿠바흐 부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이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행형으로, 상당히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지금 바로 투자에 본격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독일과 자사가 어떻게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쿠바흐 부회장은 “기계의 경우 보다 자동화되고 소프트웨어가 이 기계들을 잘 통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여러 장비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돼야 하고 연결성이나 호환성, 글로벌 표준이 부족한 문제도 있다.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하느냐에 대해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독일은 오랫동안 데이터 보안 문제에 대해 연구하며 규제를 강화해왔다”며 “이를 통해 데이터 보안 부문 경쟁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럽위원회가 적극적인 펀딩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부분도 소개했다.
쿠바흐 부회장은 “위원회는 순수한 학구적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진정한 혁신성을 갖춘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하고 연구하고 있다”며 “실용적 프로젝트에 대해서 적극적인 펀딩 지원을 수행 중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과 연구 및 업계간 연결 역할도 정부가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국장은 “한국은 최근 제조업과 ICT를 융합시켜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추구하는 ‘제조업 3.0’을 추진 중인데, 놀라울 만큼 독일 인더스트리 4.0과 유사하다”면서 “2011년부터 산업융합 촉진법을 만들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 창조경제를 넘버원 아젠다로 벤처육성, 인재양성, 기존 산업에 ICT 접목, 낙후된 금융 개선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의 경우 투자보다 융자를 많이 하는데 이를 투자 중심으로 바꿔나가고, 물적 담보도 기술가치 평가 위주로 개선하는 식의 노력이다.
그는 또한 “제조업과 ICT 결합에 따라 단순한 기계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관광, 의료, 금융 등 유망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국장은 “한국은 성장기에 앞서간 국가들을 모방하는 ‘추격형 전략’으로 발전해왔지만, 이제는 인더스트리4.0과 같은 융복합 성장이 요구된다”며 “빠른 성과를 내기가 어렵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빨리 선진국 문턱에 왔다. 젊은 세대의 창의성과 열정으로 혁신의 시대에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송 본부장은 제조업3.0에 대해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새 산업, 성장동력을 창출해서 경제에 기여하는 전략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융합형 제조업 창출, 부품소재나 소프트웨어 경쟁력 취약점 개선 등 정부와 민간 모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 산업이 출현하면서 여러 제도적 제약과 규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문제를 빨리 발견해서 완화‧개선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굉장히 중요하며, 산업정책이 미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나아가 “정부는 기업과 연계해 체계적 전략을 구축하고 산학연 연계 시스템과 글로벌 기업간 협력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기업은 기업가 정신을 실천해 창조경제를 주도하며 정부와 협력한다면 새 미래 산업 성장동력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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