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가에서 삼성ㆍ현대차그룹 두 가문이 차지하는 비중만 약 55%에 이르렀다.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재계정보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총자산 상위 100위권 대기업집단에 속한 10대 재벌가 자산은 현재 1244조6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09년(810조원)보다 53.4% 증가했다. 10대 재벌가에 속한 대기업집단 계열사 수도 820개에서 985개로 약 20% 늘었다.
10대 가문이 가진 자산은 국내 100대 대기업집단에서 약 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10대 가문에는 이병철가(범삼성)와 정주영가(범현대), 최종건가(SK), 구인회가(범LG), 신격호가(범롯데)가 있다. 허만정가(GS)와 조중훈가(범한진), 김종희가(한화), 박승직가(두산), 조홍제가(범효성)도 여기에 속한다.
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범삼성가다. 총자산이 2009년 223조원에서 현재 386조원으로 73% 이상 증가했다. 삼성그룹만 331조원으로 5년 만에 139조원이 늘었다. 범삼성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86%에 달한다.
2위인 범현대가에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현대, 현대백화점, KCC, 한라, 현대산업개발, 현대해상그룹이 속해 있다. 자산은 292조원으로 5년 전보다 약 62%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자산만 5년 만에 80조원이 늘어나면서 181조원에 이르고 있다.
삼성ㆍ현대차그룹 자산이 10대 재벌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로 절반 이상이다. 이에 비해 5년 전에는 50%를 밑돌았다.
3위는 145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SK가다. LG와 LS, LIG, 희성, LF가 속한 범LG가는 130조7000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5년 전에 비해 SK가 58조원(65.9%), 범LG가는 30조원(29.2%) 늘었다.
롯데와 농심이 있는 범롯데 신씨가(96조4000억원)와 GS 허씨가(58조 원), 한진·한진중공업·메리츠금융이 속한 범한진 조씨가(51조원), 한화 김씨가(36조8000억원), 두산 박씨가(30조원)가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위 재벌이 계열사간 수직계열화를 통해 부를 증대시키면서 해마다 가파른 자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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