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60초의 기적'
지난 21일(일요일) 오전 9시 20분께 공릉동 불암산스타디움. 축구경기를 즐기던 청룡FC 소속 오모(60) 씨가 갑작스러운 심장의 고통을 느끼고 쓰러졌다. 그때 회원 가운데 한 명이 급하게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다른 회원들은 즉각 공단사무실로 SOS 전화를 걸었다.
5분가량이 지나 당직 근무 중이던 공단 직원 김선미(56) 씨가 자동 제세동기(AED)를 갖고 달려왔다. 환자의 가슴은 이미 차가웠고, 심장이 멈춘 상태였다. 김씨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제세동기를 심장에 부착해 작동시켰다. 그러자 심장에 전기충격을 받은 후 오씨의 심장이 다시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곧 이어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고, 서둘러 상계백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3일 현재 오씨는 중환자실에서 의식 회복 뒤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환자에 대한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큰 후유증이 없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당시를 생각하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말하는 김선미 씨는 "올해 구청에서 2회에 걸쳐 배운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작동법이 도움됐다"며 "사람을 살리고 이웃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 같은 느낌인 걸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원구 산하기관인 노원구서비스공단은 2002년부터 전 직원에 대해 연 2회 의무적으로 구청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도록 한다.
심정지(심장정지) 발생 시 1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 확률이 90% 수준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4분이 흐르면 뇌손상으로 이어져 결국 10분 후에는 사망까지 이른다.
한편 노원구는 2012년 5월 전국 최초로 구청 1층에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설치했다. 매일 3회(오전 10시, 오후 2·4시), 매주 토요일(오전 10시), 둘째·넷째 주 수요일 야간(오후 7시) 등의 시간에 지역주민 대상 교육을 한다. 그 결과 2012년 1만7639명, 2013년 2만1645명, 올해 9월까지 1만6020명의 주민이 교육을 이수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믿음을 갖고 씨를 뿌리면 반드시 열매를 맺듯이 심폐소생술 교육이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소식이 늘어나고 있어 기쁘다. 사람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